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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 풀린다" 토지보상금 유치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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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 풀린다" 토지보상금 유치大戰

입력
2010.04.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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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던 18일 한화증권의 검단 토지보상센터 전 직원들은 모내기에 나섰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경기 검단지역 토지보상금 유치전을 앞두고, 토지보상을 받게 될 농민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경쟁사들과의 유치경쟁에서 이기려면, 아무리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스킨십'을 늘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요즘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금융권에는 '40조원 짜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상 최대규모로 추정되는 금년도 토지보상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피말리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금융사들은 토지보상 전문 상품을 속속 출시함은 물론, 대규모 토지보상이 시작되는 '격전지'에는 아예 출장소를 세우고 전담직원까지 상주시키면서 치열한 탐색전을 전개하고 있다.

천문학적 보상액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토지보상으로 풀리게 될 돈은 최대 40조원 규모.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공식 토지보상규모는 26조~27조원이지만 도로ㆍ철도공사의 보상물량이 4조~5조원에 이르고,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사업들까지 포함하면 총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토러스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29조원이 풀린 이후 올해 아마도 가장 많은 자금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용되는 땅이 대부분 농지이다 보니, 토지보상금을 받는 지주 역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공격적인 투자상품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 받은 보상금을 주로 거래은행이나 농협에 맡겨왔다. 하지만 올해는 토지보상금 중 상당액이 현금이 아닌 채권으로 지급될 예정이어서, 채권 취급이 가능한 증권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1차 대전

'2010 토지보상금 유치대전'의 1차 격전지는 이달 하순부터 실제 보상이 시작되는 검단 신도시 지역. 여러 차례 연기 끝에 지난 15일 보상평가액이 최종 승인됨에 따라, 앞으로 총 4조원이 넘는 돈이 지주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가희정 한화증권 검단 토지보상센터장은 "가구별로 보상평가액이 통보되는 26일경부터 약 2주 동안 유치전이 가장 치열할 것"이라며 "채권 할인 시 얼마나 값을 쳐 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검단에서는 일찌감치 여러 증권사들이 LH공사와 인천광역시도시개발공사가 자리잡은 빌딩에 출장소 개념의 토지보상센터를 개설, 자금유치 경쟁을 해 왔다. LH공사가 있는 원당동 원당프라자엔 대우ㆍ현대ㆍ미래에셋ㆍ우리투자ㆍNH투자증권과 검단농협이 자리하고 있고, 인천도공이 위치한 토성빌딩에는 삼성ㆍNH투자ㆍ한화ㆍ동부ㆍ한국투자ㆍ우리투자증권이 사무소를 열었다. 한 지역주민은 "증권사 지점 하나 없던 이곳에 갑자기 '증권타운'형성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토지보상에 관한 한 주민들은 철저한 '갑(甲)', 금융사들은 '을(乙)'의 위치에 있다. 주민들이 오라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야 한다. 특히 지주들로 구성된 토지보상 관련 대책위원회가

개최하는 설명회는 금융사들에겐 놓칠 수 없는 홍보기회다. 19일에도 동남대책위가 인천 서구의 사무실에서 농협과 한화ㆍ대우ㆍ현대ㆍ우리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고, 그 결과 참석주민들은 대부분 4개사 증권 계좌를 모두 개설했다.

시중은행은 전용 상품 출시

증권사들이 신규계좌개설과 채권 할인에 중점을 두는 반면 은행들은 채권 할인 후 고객들의 손에 들어 올 현금을 유치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를 위해 토지보상 전용상품을 출시하고 계열 증권사와 PB센터의 세무ㆍ자산관리 전문가 등을 연계해 영업에 나섰다. 은행 거래고객 중 보상금 수령자를 파악해 은행 창구에서 연계 증권사 계좌 개설까지 해 주고, 채권 환매로 확보한 현금을 은행 상품으로 유치하는 식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토지보상 고객을 위한 수시입출금식 MMDA 통장인 'IBK토지보상예금'을 출시했다. 채권 할인이나 증권사 입고(보관) 등을 기업은행 창구에서 대신해 주고 채권 할인율도 우대해 준다. 신한은행도 토지보상 고객 전용상품인 '프리미어 토지보상 우대통장'을 내놓았다. 시중은행들은 토지보상 대상자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정기예금도 선보일 예정이다. 농협은 이미 지난 2월 한달~1년 단위로 금리가 올라가는 회전식 정기예금을 토지보상금 유치용으로 내놓기도 했다.

PB들의 자산관리 컨설팅도 은행들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토지보상금 유치를 위해 PB들도 사활을 걸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시장이 불안정해 고객들에게 은행 금리보다 높은 확정금리형 상품이나 특화된 사모펀드를 소개하는 등 자산관리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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