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권운동가이자 기독교사상가였던 함석헌(1901~1989ㆍ사진)의 사상을 연구하는 순수 학술지가 창간됐다. 함석헌기념사업회는 19일 함석헌이 만든 잡지 '씨알의 소리' 창간 40주년을 맞아 반년간 학술지 '함석헌 연구'를 간행한다고 밝혔다.
'함석헌 연구' 창간호에는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 등 학자들의 대담과 글이 실렸다. 1963년부터 최근까지 함석헌과 관련된 연구논저 목록도 게재했다.
송기득 목원대 명예교수는 함석헌의 기독교 비판 정신을 고찰했다. 송 교수는 "(한국) 기독교와 교회가 사회의식과 역사의식이 없어서 본디 기독교가 지향했던 민중의 종교로서 해야 할 구실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 함석헌이 기독교를 비판한 초점"이라며 "함석헌이 주장했던 '민중하느님론'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봉 교수는 함석헌의 남북통일 철학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함석헌은 분단 이후 남한에서 통일을 철학의 문제로 사유한 거의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본주의로의 흡수통일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모두 지양한 새로운 체제의 수립을 통한 통일론 등 함석헌의 통일론은 오늘의 현실에서 보면 지극히 비현실적인 발상"이라며 "그러나 함석헌의 통일론을 당위론적 이념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안이 되도록 개념적으로 구체화시키는 일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함석헌기념사업회는 '씨알의 소리' 창간 40주년 기념 강연회 '씨알은 왜 혁명을 해야 하는가?'를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연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