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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이대로 잊혀지나…" 금양호 가족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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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이대로 잊혀지나…" 금양호 가족들 분통

입력
2010.04.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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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어선 실종자들은 이대로 잊혀지는 건가요."

천안함 함수 인양 작업이 급진전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18일 침몰한 '금양 98호'의 실종자 가족들은 "7명의 실종자 시신이라도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더욱 애를 태웠다. '금양 98호'는 지난 2일 천안함 수색을 돕다 외국 국적의 선박에 부딪쳐 침몰하면서 실종됐다.

이 때문에 '금양 98호' 실종자 가족들은 "똑같이 나라를 위해 나섰다가 변을 당했는데 당국의 소극적 대처로 수색작업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실종 선원 가족과 친척들이 상주하고 있는 인천 중구 연안동 주민센터 2층 회의실은 이날가족 10여명만이 자리를 지킬 뿐 썰렁하기 짝이 없었다. 몇몇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수색작업에 진전이 있느냐"며 형식적인 전화만 걸었을 뿐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정부 당국자들은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

한 실종자 가족은 " '금양 98호' 침몰 이후 정부 당국자가 직접 찾아온 것은 고사하고 단 한 번의 연락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가족은 "민간 어선 수색은 100% 방치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흐느꼈다.

선원 김종평(55)씨의 시신이 16일째 안치된 남구 학익동 송도가족사랑병원 장례식장에는 정ㆍ관계 등에서 보내온 화환 80여 개만 한켠에 자리했다. 연고자가 없어 선사인 금양수산 직원 3∼4명이 지키는 김씨의 빈소에는 하루 평균 시민 10여명만이 찾아와 애도하는 게 전부다. 함께 안치됐던 인도네시아 선원 누르카효(35)씨의 시신은 9일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인계돼 본국으로 옮겨졌다.

일반적인 장례 절차에 따르면 김 씨 발인은 이미 이뤄져야 했지만 장지 등을 협의할 가족이나 친인척이 나타나지 않아 영안실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금양98호 실종자 대책위원회' 측은 "김씨를 의사상자로 처리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별 반응이 없다"고 전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특히 당국의 미온적인 수색 및 인양작업을 성토했다. 한 가족은 "금양98호의 실종자 수색은 또 다른 희생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선체 인양이 우선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책위 측은 사고 진상규명 및 대책을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해경은 비용문제를 들어 선체 인양에 부정적이다.

'금양 98호 실종자 대책위' 이원상(43ㆍ실종선원 이용상씨 동생) 위원장은 "금양98호침몰 후 해경의 실종자 수색작업은 고작 1, 2일에 총 8 시간에 불과했다"며 "천안함 인양작업이 끝나가고 있으니 민간어선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일반인들의 관심 역시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며칠 전 인천의 한 교회에서 1,000만원을 보내온 것을 제외하곤 찾는 사람도, 성원도 없다"며 씁쓸해했다.

한편 금양98호 수색작업에 동원될 58톤급 1척과 이를 끌고갈 68톤급 예인천 1척이 이날 인천항을 출발, 19일 오후6시께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인천=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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