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에 급변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불안 요소들이 꽤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주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사기 판매 혐의로 골드만삭스를 기소했고 이에 따라 16일 뉴욕 증시는 1% 넘게 하락했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11.9%를 기록, 과열 억제를 위한 중국 정부의 추가 대책 가능성과 위안화 절상(그리하여 한국의 원화가치 동반 절상 분위기)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천안함 사고 원인 규명 또한 불확실성 요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동성 요인을 압도할 호재들이 있다. 금주부터 본격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 1월22일부터 2월8일까지의 주가 조정 당시 나타났던 복합 악재(남유럽 재정위기ㆍ미 정부의 금융규제안ㆍ한국의 경기모멘텀 둔화 우려감ㆍ중국의 긴축 가능성 등)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이 투자자들에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강하게 불러 일으켰고 세계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시켰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외국인 순매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에도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미국 기업 실적 기대감으로, 그리고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 고리를 만들고 있다. 먼저 이번 1분기 실적시즌에는 미국 금융사들의 자산상각 문제가 대두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2009년 4분기 실적시즌) 당시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 주식시장이 냉담하게 반응했다. JP모건이 부실자산 상각문제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1분기 실적시즌에는 JP모건의 실적이 개선됐고, 시기적으로도 금융사들의 '빅 배쓰'(Big Bathㆍ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손실로 떨어내는) 효과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기대가 큰 부분은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의 실적이다. 미국 IT기업들은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과 함께 시간이 갈수록 이익 증가 속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폭발적 수요를 입증시키는 애플의 실적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세계 IT 수요의 강한 회복은 한국 IT기업의 실적 기대감도 높일 것이다. 한국 IT기업 순이익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순이익의 25%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 전체의 이익 개선 기대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앞서 언급한 골드만삭스 피소, 천안함 문제, 그리고 그리스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까지도 달러가치 대비 원화 절상을 더 이상 가속시키지 못할 것이다. 지난주 잠시 주춤했던 한국의 수출기업, 특히 IT기업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크게 보면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과 한국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이 누그러지지 않는 한 외국인 매수에 의한 한국 주가의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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