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7,000만 명이 찾을 예정인 상하이엑스포에서 한국의 우수성을 세계 만방에 떨쳐 보겠다."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의 기획 총 책임자인 김재산(48) 제일기획 마스터는 16일 상하이엑스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공간 마케팅'의 올림픽으로 꼽히는 엑스포에 참가하는 192개 나라들은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생활'(Better City, Better Life)을 주제로 저마다 최첨단 기술력과 문화 정체성을 맘껏 발휘하는 국가관을 짓고 있다.
이 중 한국관은 독특한 겉모습 덕분에 현지 언론 조사에서 가장 보고 싶은 국가관 5위에 뽑힐 정도로 개막(5월1일) 전부터 주목 받고 있다. 한글의 기하학적 특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한글픽셀'과 재미 미술가 강익중씨의 타일 작품인 '아트 픽셀'로 구성된 한국관은 한마디로 '기호'와 '공간'의 융합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지상 3층, 5,910㎡의 한국관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도시의 다채롭고 흥미로운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옛 청계천 모습과 복원 이후 모습을 관람객이 시공을 초월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타임 어드벤처', 3D TV와 광섬유 조형물이 어우러진 '테크 포레스트', 미래 도시 모습을 보여주는 세계 최대규모(12m*2.7m)의 '멀티터치 월' 등이 그것.
이를 위해 김 마스터는 지난 2년6개월간 젓가락 문화, 비빔밥 문화론을 통해 평소 융합을 강조해 온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수차례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독일건축박물관이 선정한 '세계 초고층 빌딩상 5'의 수상 경력을 지닌 건축가 조민석씨도 '삼고초려'하는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김 마스터는 국내 공간 마케팅 1세대 중 한 명이다. 1993년 대전엑스포 삼성관을 비롯, 독일의 세빗(CeBIT),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쇼, 6번의 올림픽 등에서 국내 대표 홍보 전시관으로 자리잡은 '삼성전자 홍보관'을 진두지휘했다.
김 마스터는 최근 공간 마케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때 가격이나 평판보다 오히려 체험이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술력에 큰 차이가 사라지며 소비자가 얼마나 흥미를 느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느냐가 구매의 결정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제품이 만나는 공간은 가장 효과적인 매체라는 것.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현실' 공간의 힘은 더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하나의 공간 안에 인쇄물, 조명, 영상 등 시각적인 것은 물론 고객의 움직임을 고려하는 디자인에 최근에는 쌍방향 체험까지 제공되고 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정도로 여겼던 기업들도 최근 공간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첨단 기업인 삼성전자가 테마파크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엑스포) 개막 후 1주일 안에 어느 나라 국가관이 인기관이 될 지 여부가 결판날 것"이라는김 마스터는 "긴장되지만 결과가 기다려진다"며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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