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못다한 사랑, 그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사고 위로금 전액을 아들이 다니던 대학에 기부했다.
부경대학교는 방위산업체 근무 중 사고로 숨진 고 이화영(22)씨의 아버지 이동우씨(50)가 회사로부터 받은 사고 위로금 5,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맡겨왔다고 18일 밝혔다.
이 학교 냉동공조공학과 1학년을 마친 화영씨는 울산 온산공단의 한 방위산업체에서 군복무를 하던 중 지난달 17일 공장에서 기계 이물질을 꺼내다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제대하기 불과 2개월 전이었다.
부경대 관계자는 "지난 2007년 입학한 고인은 2학기 모두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았고 자동차를 만드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여러 대회에서 수 차례 상을 받은 인재였다"고 말했고, 아버지 이씨는 "졸업 후 원자력 관련 기관에서 일하고 싶어 전국에서 유일한 학과를 선택할 만큼 당차고 소신 있는 청년"이었다고 아들을 기억했다.
이씨는 "화영이는 수능 성적이 우수했음에도 부모를 위해 취업이 잘되는 학과로 입학했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 줄곧 과외 등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 쓴 효자였다"며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먼저 간 아들의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어 기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부경대는 기부금을 고인의 이름을 따 '이화영 장학금'으로 정하고, 냉동공조공학과 학생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이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줄 방침이다.
박맹언 부경대 총장은 "장학금을 잘 운영해 고 이화영 학생이 모교 후배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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