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충남지사 후보에 공천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영입해 놓고도 지사 후보 공모 기간을 21일로 연기했다. 이는 여권이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전 지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 지사는 지사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8일 현재 공천 신청을 하진 않았다.
이 전 지사는 여권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지난 해 말 지사직을 사퇴하고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여권으로선 그런 그를 공천하기 위한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정병국 사무총장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지사를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과 이 전 지사는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를 두고 신경전을 하고 있다. 이 전 지사의 한 측근은 이날 "공천 신청은 어렵고 당이 전략공천을 한다면 출마를 검토할 수 있다"며 "선거의 목적이 이기는 것이라면 장수에게 칼부터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지사가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바꾸지 않고도 출마할 수 있는 길을 당이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이에 당 핵심 당직자는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며 "이 전 지사가 당의 세종시 방침을 따르겠다는 등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한 전략 공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과 이 전 지사 중 어느 한 쪽이 물러서야 충남지사 공천 문제 해결의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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