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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사태 아랑곳 않는 공영방송 MBC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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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사태 아랑곳 않는 공영방송 MBC 파업

입력
2010.04.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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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업이 보름째다. 시사 교양 예능 프로그램의 무더기 결방과 땜질 재방송이 이어지고 있다. 입만 열면 방송의 공공성을 떠드는 공영방송이 천안함 침몰이라는 국가적으로 비상한 사태는 아랑곳 않는 이율배반과 배짱이 무엇보다 놀랍다.

MBC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내건 요구는 두 가지다. 김재철 사장은 황희만 부사장 임명을 철회하고, 인사개입 파문을 일으킨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인사는 사장의 고유 권한이며, 소송은 때가 되면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시비를 가리기에 앞서, 과연 그게 천안함 사태에 얽힌 공공의 이해와 국민의 관심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인지 묻고 싶다.

최근 MBC 뉴스를 본 시청자들은 실망을 넘어 개탄하고 있다. 방송 시간부터 짧지만, 천안함 관련 보도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이 때문에 "MBC를 보지 않는다"는 시청자가 많다. 공영방송의 책임을 저버린 채 내부 싸움에 매몰된 집단이기주의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MBC가 한심한 지경에 이른 데는 김재철 사장의 책임이 크다. 취임 후 노조 반발로 제대로 출근도 못한 그는 갈등과 분란 요인이 쌓인 조직을 추스르는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반발을 대화로 누그러뜨리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다가, 장기 파업에 우려와 비판이 높아지자 강경 대응과 출근 강행을 예고했다. 그러나 파업 와중에 경남 사천 고향을 찾는 경솔한 행보로 "지역구 관리에 더 신경 쓴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노조 역시 무책임하다. 노조는 파업 강도를 높이기 위해 천안함 취재 노조원 47명까지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지금 같은 때 보도기능을 완전히 포기하면서 얼마나 고상한 목적을 이루려는지 궁금하다. MBC가 이념과 권력을 다투는 무한 투쟁을 업으로 삼는 집단이 아닌 바에야, 대화와 타협으로 공영방송에 걸맞은 결말을 이끌어내는 게 순리일 것이다. 공영방송의 자존심과 시청자의 지지를 되찾는 선택을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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