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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0주년 아침에 4·19 정신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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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0주년 아침에 4·19 정신을 되새긴다

입력
2010.04.1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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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와 불의에 죽음으로 항거해 자유민주주의를 되찾은 4ㆍ19 혁명 50주년이다. 그날의 의거에 앞장 섰던 젊은 넋들 앞에 옷깃을 여미며, 그들의 희생 위에 꽃핀 자유와 번영을 누리기에 바빠 숭고한 정신을 잊고 지내지 않았는지 되돌아본다.

4ㆍ19 혁명은 세계를 둘러봐도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렵다. 자유와 민주, 정의의 외침은 많았지만, 상아탑의 순수한 열정과 이상을 그대로 담은 비폭력 운동이 곧바로 정치ㆍ사회 변혁을 끌어낸 예는 달리 없다. 당시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린 강한 유교적 전통을 확인하는 한편, 인류 보편의 가치를 향한 그날의 외침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새삼 깨닫는다.

'4ㆍ19 정신'은 뒤따른 5ㆍ16 쿠데타와 권위주의 통치 아래 오랫동안 짓눌리면서도 1960ㆍ70년대의 학생 운동과 80년 광주민주화 운동, 87년 6월 항쟁으로 끊임없이 되살아 났다. 민주화 이후 개발독재의 공까지 아울러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을 함께 이룬 현대사의 성공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게 된 것도 정치의식에 뒤틀리지 않았던 '4ㆍ19 정신'의 역설적 힘이 아니고서는 생각하기 어렵다.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의 정신적 혼란을 걸러내고, 역사적 지향점을 분명히 제시한 점에서 4ㆍ19 혁명의 정신사적 의의는 더욱 커진다.

흔히 말하듯 4ㆍ19는 미완의 혁명이다. 한때 반작용에 떠밀린 역사 때문이 아니라, 그 주체들의 높은 이상에 아직 사회 발전이 미치지 못한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참된 정의의 실현에는 숱한 과제가 남아 있다. 민주 통일의 전망도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그 간극을 메우는 데 긴요한 순수한 열정, 4ㆍ19 정신의 모태를 잃어가는 세태이다. 개인은 경제적 이해에 몰두해 이웃과 사회에 무심하고, 집단은 정치적 이해에 오염돼 순수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4ㆍ19 혁명 50주년을 맞아 개인과 집단의 이해를 떠난 순수한 공적 관심의 회복을 기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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