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이 실내악으로 살아온다. 피아니스트 박종화(36) 서울대 음대교수와 현악4중주단 TIMF앙상블이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을 피아노 5중주 형태로 치환한 작품을 잇달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들이 연주력을 과시하는 곡으로 애용하는 작품이 조화를 중시하는 앙상블 작품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연주회는 22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린다.
쇼팽은 슈만이나 멘델스존 등 동년배 낭만주의 작곡가들에 비해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희박했다. 그런데도 이같은 자리가 가능하게 된 것은 쇼팽이 살롱에서도 연주 가능하도록 4~5명 편성의 실내악 버전으로 악보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TIMF앙상블의 제1 바이올린 주자 함지인(37)씨는 "콘서트홀 앙상블 음악에 적합한 규모여서 더욱 기대가 크다"며 "쇼팽의 실내악적 해석은 음반도 세계적으로 희귀한데, 기회가 닿으면 음반 작업도 꼭 하고 싶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함씨는 또 "강렬함과 여성성이 동반된 아르헤리치, 관현악의 풍성함을 강조한 짐머만 등도 모두 기존의 해석"이라며 "이번 연주는 실험적 쇼팽 해석으로 그 같은 선입견을 탈피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박종화 교수는 "쇼팽이 활동하던 당시의 피아노 연주 관행을 그 시대에 보다 가깝게 해석해서 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퀸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21세 최연소로 최우수연주자상을 따내는 등 화려한 연주로 일찍 두각을 나타낸 그의 카덴차가 기대된다.
함지인씨와 함께 김현남(35ㆍ제2 바이올린), 이선영(35ㆍ비올라), 오주은(38ㆍ첼로)씨 등 4명으로 이뤄진 TIMF앙상블은 5월 7일에는 광주에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피아노 5중주 버전으로 선보이는 등 이 작품을 기회 닿는 대로 연주할 계획이다. (02)6303-1911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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