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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유럽노선 마비/ 화산재 구름, 바람 타고 동유럽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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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유럽노선 마비/ 화산재 구름, 바람 타고 동유럽으로 확산

입력
2010.04.1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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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위험 때문이 아니었다. 조종사들의 파업 때문도 아니다.

15일 하루 동안에만 5,000대 이상의 여객기들을 공항에 묶어 놓으며 유럽대륙을 향한 하늘길을 봉쇄한 최악의 항공대란은 유럽의 변방 아이슬란드의 작은 섬 화산폭발로 인한 화산재 구름에서 비롯됐다. 이 구름 속에 수없이 섞여있는 미세한 돌 조각들이 항공기 안전운항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이다.

14일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에서 쏟아져 나온 화산재가 마침 아이슬란드 남부해역 고기압의 영향을 받은 강한 북서풍에 실려 하필이면 대부분 미주-유럽, 아시아-유럽 노선 항공기들이 지나는 '주요 항로'를 뒤덮어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화산재 구름은 국제선 항공기들의 운항 고도와 비슷한 해발 11㎞ 높이까지 치솟아 위협을 더했다.

아이슬란드와 가까워 지상에서도 대기에 섞인'화산재의 씁쓸한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던 영국은 15일 오전 11시부터 항공기들을 모두 착륙시키고 일찌감치 영공을 폐쇄했다. 히드로 공항 등 런던 인근 3개 국제공항이 모두 수속을 중단하고 항공기 수백대가 결항되자 여행객들은 '취소'문구가 떠있는 전광판만 속수무책으로 쳐다봐야 했다.

영국국가항공교통국은 화산재가 예상보다 오래 상공에 머물 것으로 내다봐 당초 16일 오전 11시(현지시간)로 정했던 비행금지 시한을 오후 7시로, 그리고 17일 오전으로 거듭 연장했다. 영 방송 BBC는 취소된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환불요청을 하며 항공사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한항공 등 아시아로 가는 비행기들도 모두 뜨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콴타스항공의 대변인은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일요일(18일)이 지나도 정상운행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샤를 드골 공항 등 25개 공항이 폐쇄된 프랑스는 철도파업까지 겹쳐 전국이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AP통신은 15일 "열흘 째 파업이 이어져 프랑스 여행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 미국인 관광객은 "공항에서 비행기가 뜨지 않는다고 해 파리 북역으로 왔지만 탈 수 있는 기차가 없었다"며 AP기자에게 분통을 터트렸다.

화산재 구름이 바람을 타고 동유럽으로 번지면서 16일 오전엔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동유럽의 관문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까지 공항과 영공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 정도라면 자칫 수일 안에 화산재 구름이 러시아를 지나 아시아로 다가오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비록 화산재 구름이 당도하진 않았지만 아시아 주요 공항들에도 유럽국가들의 영공폐쇄 여파는 이어졌다. AFP통신은 전일본항공이 16일 북서유럽 노선 6개 항공기의 운항을 취소시켜 승객 1,500명이 공항에 머물고 있으며, 캐세이퍼시픽항공은 홍콩발 유럽노선 취소로 17일 스케줄도 대부분 연착되는 파행운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항공 국제노선관리자는 국영 라디오 방송에 나와 "영국 등 북유럽으로 향하는 손님들에게 차라리 일정을 연기하고 공항에 나가지 말라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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