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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여왕 무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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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여왕 무도회

입력
2010.04.1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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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하나 없이 어둠이 가득한 아이스링크. 영화 007시리즈의 주제곡인 <제임스 본드 메들리> 가 흘렀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무대 한 가운데 모습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신나는 선율에 몸을 맡긴 채 '우아함'을 한껏 발산했다. 김연아의 그림자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난 관중들이 우레와 같은 환호와 갈채를 보냈다. 연이어 멋진 점프를 성공한 김연아. 관중석은 그의 몸 동작 하나 하나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김연아가 올림픽의 감동을 국내 팬들에게 다시 한번 선사했다. 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10'의 현장을 찾은 1만1,000여 명의 피겨 팬들은 김연아의 열정적이고 때로는 한없이 감미로운 연기의 향연에 넋을 잃고 말았다.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토리노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첫 국내 무대. 김연아가 본드걸 콘셉트로 국내 팬들 앞에 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쇼의 주제인 <미션 임파서블> 답게 김연아와 전세계 최고의 피겨 스타들은 '007 작전'을 수행하는 듯한 역동적인 연기를 펼쳤다.

메인 공연에 앞서 김연아는 미국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I gotta feeling(아이 가러 필링)]과 국내 여성그룹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에 맞춰 춤 실력도 선보였다. 김연아의 카멜레온 같은 변신에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특히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1988 캘거리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운 녹슬지 않은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차세대 '피겨 퀸' 곽민정(16ㆍ수리고)은 가수 아이유의 <마쉬 멜로우> 에 맞춰 특유의 깜찍함을 과시했고, 국내에도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핀란드 요정' 키이라 코르피도 김연아 못지 않은 매혹적인 눈웃음을 지으며 감각적인 안무를 선보였다.

이날 공연의 피날레는 김연아를 비롯해 출연자 전원이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타브라> 에 맞춰 춤을 추며 관객과 행복한 파티를 즐기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모든 선수들이 고생한 만큼 첫 번째 쇼가 잘 마무리돼서 좋다"며 "연기를 즐겼다는 게 중요하다. 계속해서 좋은 공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은반의 스타들은 17일과 18일 올림픽공원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또 한번 환상의 무대를 선보인다.

김종석 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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