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하나 없이 어둠이 가득한 아이스링크. 영화 007시리즈의 주제곡인 <제임스 본드 메들리> 가 흘렀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무대 한 가운데 모습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신나는 선율에 몸을 맡긴 채 '우아함'을 한껏 발산했다. 김연아의 그림자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난 관중들이 우레와 같은 환호와 갈채를 보냈다. 연이어 멋진 점프를 성공한 김연아. 관중석은 그의 몸 동작 하나 하나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제임스>
김연아가 올림픽의 감동을 국내 팬들에게 다시 한번 선사했다. 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10'의 현장을 찾은 1만1,000여 명의 피겨 팬들은 김연아의 열정적이고 때로는 한없이 감미로운 연기의 향연에 넋을 잃고 말았다.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토리노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첫 국내 무대. 김연아가 본드걸 콘셉트로 국내 팬들 앞에 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쇼의 주제인 <미션 임파서블> 답게 김연아와 전세계 최고의 피겨 스타들은 '007 작전'을 수행하는 듯한 역동적인 연기를 펼쳤다. 미션>
메인 공연에 앞서 김연아는 미국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I gotta feeling(아이 가러 필링)]과 국내 여성그룹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에 맞춰 춤 실력도 선보였다. 김연아의 카멜레온 같은 변신에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특히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1988 캘거리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운 녹슬지 않은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런>
차세대 '피겨 퀸' 곽민정(16ㆍ수리고)은 가수 아이유의 <마쉬 멜로우> 에 맞춰 특유의 깜찍함을 과시했고, 국내에도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핀란드 요정' 키이라 코르피도 김연아 못지 않은 매혹적인 눈웃음을 지으며 감각적인 안무를 선보였다. 마쉬>
이날 공연의 피날레는 김연아를 비롯해 출연자 전원이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타브라> 에 맞춰 춤을 추며 관객과 행복한 파티를 즐기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아브라카타브라>
김연아는 "모든 선수들이 고생한 만큼 첫 번째 쇼가 잘 마무리돼서 좋다"며 "연기를 즐겼다는 게 중요하다. 계속해서 좋은 공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은반의 스타들은 17일과 18일 올림픽공원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또 한번 환상의 무대를 선보인다.
김종석 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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