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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기획재정부 前차관, 검은 백조론…국가 신용등급 상향 '1등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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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기획재정부 前차관, 검은 백조론…국가 신용등급 상향 '1등 공신'

입력
2010.04.1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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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전해진 '굿 뉴스'는 단연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등급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13년 만에 환란 전 등급 회복'이라는 상징성이 돋보였다.

금주의 뉴스메이커로 꼽힌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번 등급 상향을 진두 지휘한 인물이다. 지난 달 무디스가 연례협의 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등급상향을 위한 설득작업을 주도했고, 3월말에는 직접 뉴욕을 방문해 신용평가사 관계자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특히 천안함 침몰 사태 등 악조건 속에서도 신용등급 상향의 결실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허 전 차관을 필두로 우리 정부가 개발한 설득논리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한국의 신용등급이 외환위기 이전보다 낮다는 건, 지금 한국 경제가 1997년보다 못한 수준이라는 얘기냐" "대규모 재정적자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그리스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같다는 게 말이 되느냐"등등. 늘 한국 신용도의 발목을 잡아 온 '북한 리스크'에 대해선 "백조는 하얗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되는데 발생 확률이 극히 낮은 '검은 백조'를 가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이른바 '백조론'을 동원했다.

여기에 허 전 차관의 출중한 영어 실력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한국경제 동향을 섬세한 부분까지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었다"며 "게다가 톰 번 무디스 부사장 등 국제 금융계의 인맥도 두터워 마음을 움직이기가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디스 등급조정발표 직후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내정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 영어 실력과 국제금융에 대한 식견, 그리고 폭 넓은 인맥 등을 감안할 때 '최적의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떠나기 전, 설화(舌禍)도 남겼다. 이임식이 있었던 15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에는 수 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언한 것. 허 차관은 "개인적인 견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금리 인상의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하는 건 월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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