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고를 조사 중인 민군합동조사단은 16일 사고 원인을 외부 폭발로 잠정 결론 내렸다. 공격 무기로는 기뢰보다 어뢰가 유력해 사고 발생 21일 만에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로 사실상 굳어지는 모양새다.
윤덕용 민간 측 단장은 이날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선체 절단면과 내ㆍ외부에 대한 육안 검사 결과,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폭발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절단면 모양에 대해 "좌측에서 큰 힘이 작용해 선체를 포함한 철판들이 안쪽으로 휘어 있고, 우측에는 파손이 생겨서 열려 있는데, 그래서 우측에서 보면 마치 우측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며 "그런 형태의 파손은 외부에서 일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윤 단장은 이어 "함미(艦尾) 부분을 조사한 결과, 탄약고 연료탱크 디젤엔진실에는 손상이 없었고, 가스터빈실도 화재 흔적이 없었으며 전선 피복 상태가 양호했다"면서 "내부 폭발에 의한 선체 절단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도와 해저 지형도 등을 확인한 결과, 침몰 수역에 해저 장애물이 없고 선저에 찢긴 흔적이 없어 좌초에 의한 선체 절단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철판이 단순한 형태로 절단되지 않고 선체 외벽의 절단면이 크게 변형돼 손상 형태가 매우 복잡한 점으로 미뤄 피로 파괴에 의한 가능성도 매우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합조단은 15일 함미 인양 현장에 38명의 조사관을 파견해 절단면 등 선체에 대한 1차 조사를 실시했었다.
윤 단장은 그러나 어뢰나 기뢰의 직접 타격인지 버블제트에 의한 충격인지에 대해서는 "(무기가) 접촉도 가능하지만 접촉하지 않고 선체 근처에서 폭발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박정이 군 측 단장은 "어제 현장에서 직접적인 (침몰)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일부 조각들을 발견해 분석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에 앞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정부와 군은 이번 사고를 국가 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후속 조치도 명확하고 단호하게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이번 사고 처리에서 최초 보고가 지연되고 일부 조치가 미흡해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초래했다"며 "감사원에 직무감사를 요청해 군 기강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날 함미 수색 작업을 계속했지만 추가로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함미는 바지선에 실려 오후 7시께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로 출발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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