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퀘이 지음ㆍ남은숙 옮김/아이필드 발행ㆍ504쪽ㆍ2만원
흉노는 잊혀진 유목 민족이다. 기원전 3세기 경 몽골 초원에서 일어나 중국을 위협하더니 기원후 서역을 거쳐 중앙아시아를 지나 발칸반도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위협하고 지금의 헝가리 지역 도나우강 남안을 점령한 데 이어 서로마까지 넘보던 강력한 제국. 흉노는 그렇게 700년 넘게 유라시아 북방을 호령하며 위세를 떨쳤다.
중국인 역사학자 장진퀘이가 쓴 <흉노 제국 이야기> 는 그들의 흥망성쇠를 추적한다. 중국은 흉노와 자주 충돌했다. 기원전 200년 한 고조 유방은 7일 동안 흉노족에 포위당했다가 겨우 탈출해 목숨을 건진다. 이후 70여년 간 흉노의 눈치를 보던 한나라는 무제가 등장해 대대적인 흉노 토벌에 나서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흉노>
흉노가 서양 역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기원후 290년 무렵이다. 유럽에서 '훈족'으로 알려진 흉노는 극악무도의 대명사로 통했다. 하지만 훈족이 일찍부터 통치한 헝가리 등 동유럽에서는 흉노를 달리 본다. 헝가리인들은 흉노의 왕이었던 아틸라의 이름을 남자아이에게 즐겨 붙여준다. 훈족의 서진은 게르만족을 압박해 대이동을 일으킨 동력이기도 하다.
이 책은 기원후 453년 아틸라의 죽음까지 다룬다. 아틸라는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 등 예술작품에도 나오는 영웅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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