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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살렸다!" 현대캐피탈 박철우·장영기 활약 3패뒤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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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살렸다!" 현대캐피탈 박철우·장영기 활약 3패뒤 반전

입력
2010.04.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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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대전에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주문(?)이 마법처럼 들어맞았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3-1(25-20 22-25 25-21 25-20)로 꺾고 기사회생했다.

30대 노장들이 주축인 삼성화재선수들에겐 전날 하루 휴식을 취한 것이 보약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된 듯 움직임이 느렸다. 반면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경기 내내 화이팅이 넘쳤다. 홈에서 두 차례 패배를 당해 표정이 어두웠던 김호철 감독의 얼굴도 활짝 펴졌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전날 선수들과 산책을 하면서 푹 쉬었다"며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져도 좋으니 게임을 즐기면서 하라고 말했는데 적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9~10시즌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7전4선승제)에서 현대캐피탈이 '저격수' 박철우(22득점)와 장영기(17득점)의 빼어난 활약을 앞세워 승리했다.

1세트는 박철우가 7득점을 올린 현대캐피탈이 25-20으로 가져갔다. 박철우는 가빈의 스파이크를 두 차례 블로킹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장영기(5득점)와 하경민(4득점)의 공격도 살아나면서 현대캐피탈은 단 한차례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았다.

2세트는 가빈(10득점)의 공격이 불붙은 삼성화재가 25-22로 따냈다. 삼성화재는 15-15 동점에서 최태웅이 몸을 던지며 살려낸 볼을 가빈이 밀어 넣기로 성공시키면서 승기를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15-18로 3점 뒤지자 박철우를 빼고 헤르난데스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3세트는 초반부터 박철우(7득점)와 가빈(12득점)의 불꽃강타가 코트를 달궜다. 그러나 영양가는 박철우의 공격이 더 높았다. 박철우는 가빈을 앞에 세워놓고 스파이크를 상대코트에 내리 꽂으며 기세를 올렸다. 16-15 1점 앞선 가운데 가빈의 공격을 하경민이 잇따라 차단하면서 현대캐피탈이 상대의 기를 꺾고 25-21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4세트는 장영기(5득점)의 투혼이 돋보였다. 9-7로 리드한 가운데 박철우가 발목부상으로 교체되자 장영기는 어깨와 무릎부상임에도 팀내 최다득점을 올리며 이날 승리의 수훈갑 역할을 했다. 특히 20-17로 3점 앞선 상황에서 장영기의 재치 있는 왼손 밀어넣기가 '압권'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장영기의 이 득점이 막판 삼성화재쪽으로 기울 수 있는 경기흐름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대미는 최고령 현역선수 후인정이 장식했다. 23-19에서 교체 투입된 후인정은 2득점을 올려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35득점으로 분전했으나 센터진이 제 역할을 못하는 부진 끝에 고개를 숙였다. 신치용감독도 "오늘 패인은 센터라인의 붕괴에 있었다"며 "챔피언타이틀을 따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경기를 놓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천안=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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