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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드컵 단독중계 전문가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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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드컵 단독중계 전문가 의견은

입력
2010.04.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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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다가온 6월 남아공 월드컵의 중계권을 놓고 지상파 방송사들 간에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KBS와 MBC는 단독 중계권을 따낸 SBS가 2006년 중계권 협상 단일화 약속(코리아풀)을 깬 것을 문제 삼아 급기야 소송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방송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어봤다.

'보편적 시청권' 충족시키나

방송법은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 관심 행사의 경우 국민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시청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SBS가 유료방송을 포함해 92% 정도를 감당할 수 있어 보편적 시청권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보편적 시청권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유료 매체를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SBS에 유리하게 해석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방통위의 판단이 맞다는 의견도 있다. 한균태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케이블방송, IPTV, 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이 확산된 마당에 이를 보편적 시청권의 판단에 포함시키는 게 옳다"고 말했다.

결국 법 규정이 모호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법에는 유료 매체 포함 여부가 나와 있지 않다"면서 "시청자의 입장에서 빈부를 막론하고 인기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법 제도를 하루빨리 명확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독ㆍ공동 중계, 무엇이 바람직한가

전문가들은 공동 순차중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다. 한균태 교수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중계권을 가진 SBS와 공영방송인 KBS가 공동 중계하고 다른 국가 경기는 한 방송국씩 돌아가면서 중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것이 보편적 시청권과 함께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른 컨텐츠에 대한 선택권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내 방송사들의 중계권 확보 과잉경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다. 한진만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계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서 이미 한국은 봉"이라며 "일부러 가격 정보를 흘린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사간 중계권 독점을 위한 무한경쟁시대가 될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결국 심각한 국부 유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독 미국이 단독 중계를 하고 있는데 미국은 보편적 시청권 개념이 없는 철저한 상업방송 체제이므로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나라들이 공동 중계하고 있고, 특히 영국은 OFCOM(통신방송규제처)에서 방송사, 방송규제기관, 국회, 시청자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심사를 해서 국민 대다수가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권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사간 자율 합의에 계속 맡겨야 하나

방통위는 지난달 17일 "방송사 간 자율적 협상을 통해 공동중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권고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미흡, 적절 등 둘로 갈렸다.

정연우 대표는 "원활한 방송을 책임져야 하는 방통위의 직무유기"라면서 "SBS가 3사 합의를 깨면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것에 대해 단호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혜란 소장은 "이번처럼 특정 방송사로 인해 보편적 시청권이 휘둘릴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공고한 법 제도를 방통위가 만들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균태 교수는 "방통위가 공동 중계를 요구하는 것은 월권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만 교수는 "기본적으로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합의하는 게 옳다"며 "다만 코리아풀을 깨는 등 돌발 상황에 대해서는 방송협회가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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