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중 시신을 수습 못하는 유실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15일 함미(艦尾) 인양 뒤 진행된 수색 작업에서는 실종자 44명 중 상당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군 관계자 9명과 수사요원 4명, 실종자 가족 4명이 4개 팀으로 나뉘어 함미 내부를 샅샅이 수색한 결과라 변동 사항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함미 인양 전까지 해군과 실종자 가족들은 천안함 침몰로 희생된 46명의 장병 중 앞서 발견된 고 남기훈 김태석 상사를 제외한 나머지 44명이 사고 당시 모두 함미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함미 안에서 끝내 발견하지 못한 실종자와 관련해 3가지 가능성이 언급된다.
하나는 사고 때 폭발 지점이나 근처에 있었던 경우다. 함미 절단면의 상태로 보아 실종자가 폭발이 일어난 곳에 있었다면 산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는 갑판 위 1층에 있었다는 가정이다. 폭발음과 함께 함체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가라앉았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미뤄 갑판 위에 있었던 장병들은 파도에 휩쓸렸을 수 있다. 사고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일어났고, 사고 해역의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른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유실된 장병들에 대한 수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지막 하나는 당초 추정과 달리 함수에 있는 경우다. 만약 함수에 있다면 군이 24일께 함수를 인양하면 추가로 발견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함정 승조원들이 평소 톱니바퀴처럼 정확한 동선을 유지하면서 근무하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미 유실자 발생을 각오했다. 이정국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오후 "가족들에게 시신을 찾지 못하는 실종자는 산화자로 간주하기로 동의서를 받았고, 이를 군에도 통보했다"며 "그래도 마지막 1명까지 돌아오는 것이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밝혔다.
해군은 가족들의 요청과 별개로 당분간 사고 해역과 백령도 등에서 나머지 실종자 수색을 계속할 방침이다.
평택=김창훈 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