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마침표'냐, 현대캐피탈의 '벼랑 끝 탈출'이냐.
2009~10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이 16일 오후 2시 현대캐피탈의 홈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고 있는 삼성화재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의 막판 뒤집기 '묘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더 이상 새로운 전략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내놓을 카드는 이미 다 썼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이 챔피언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올 시즌 챔프에 등극할 것이란 근거는 역설적이다. 가빈을 제외한 주전멤버 전원이 30대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10일~14일까지 닷새 동안 4게임을 치른 살인적인 경기일정에도 승수를 챙겼기 때문이다. 특히 3차전 3세트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문용관 KBS N해설위원은 "경기 흐름상 현대캐피탈로 넘어가는 분위기를 삼성화재가 뒤집었다"며 "이 패배가 4차전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삼성화재의 최대약점으로 꼽히는 체력이 오히려 현대캐피탈을 압도한다고 덧붙였다. 삼성화재가 노장들로 구성되었지만 지면 근육피로가 가중된다는 스포츠 심리학상 젊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최대 강점은 역시 가빈이 이끄는 막강 화력이다. 가빈은 4차전까지 혼자서 163점을 쓸어 담았다. 팀 공격의 절반이상을 책임진 것이다. 특히 이틀 연속 열린 3,4차전에선 86점을 챙겼다. 수면으로 피로를 푼다는 가빈은 하루 쉰 뒤 열리는 5차전에서 더욱 가공할 파괴력을 '장착' 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반해 현대캐피탈의 반격카드는 세터진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캐피탈 홈피에 게재된 팬들의 아쉬움과 분노도 이 부분에 집중돼 있다. 헤르난데스와 박철우에게 보다 다양한 루트로 볼 배급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4차전 5세트에서 세터 권영민이 4차례 연속 같은 코스로 박철우에게 공을 띄워, 상대 블로커들에게 차단당했다는 점이 뼈아픈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 대각선 방향으로 틀어 블로커들을 따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적지(敵地) 대전으로 장소를 옮겨 6차전을 치르고 싶다"는 김호철 감독의 희망이 현실화 할지 배구 판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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