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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급등… "참을 수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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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급등… "참을 수준 넘었다"

입력
2010.04.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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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중소기업 3곳 중 1곳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국내 경기가 어렵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상황에서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원유와 유연탄, 무연탄 등 광산품은 3.5% 상승했고, 석유와 금속1차제품 등도 0.4% 올랐다. 앞서 한국수입업협회(KOIMA)도 주요 수입원자재 가격의 흐름을 나타내는 KOIMA지수가 지난달에 1년 반만에 최고치인 296.87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원자재 가격은 추세적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원유와 금ㆍ은ㆍ구리ㆍ니켈ㆍ알미늄 등 뉴욕상업거래소와 런던금속거래소 등지에서 거래되는 대다수 원자재의 최근 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오르고 있다. 구리 가격은 최근 1년 새 70% 상승했고, 니켈은 120% 이상, 알루미늄은 75% 이상, 아연도 70% 가량 값이 올랐다.

최근 배럴당 80달러 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는 원유 가격은 상반기를 넘어서면서 100달러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철광석은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시장가격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지만 최근 ‘아이언플래이션’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급등세다. 포스코는 현재 톤당 수입가격을 전년 대비 86% 가량 높은 105달러 선에서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에 대해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세계경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자원블랙홀인 중국의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원시장이 공급자 주도로 변하면서 가격인상 압력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2007~2008년 원유ㆍ곡물시장에서처럼 헤지펀드들이 가세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원자재의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1차 가공품 및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고, 중소기업 입장에선 당장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게 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철강 가격을 올리는 한가지 경우만 가정해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자동차와 가전업계는 물론 조선ㆍ건설ㆍ플랜트업계 등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최근 전국 50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채산성이 악화했다는 응답이 53%에 달했고, 자금난(41%)과 생산 차질(23%)을 호소하는 기업도 상당수였다. 하지만 응답기업의 69.2%가 변변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분주해졌다. 지식경제부는 13일 일본 도쿄에서 양국 정부와 철강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민관 철갑협의회’를 개최했다. 철광석ㆍ유연탄 등 철강원료 시장을 점검하고 일부 공급사의 독점적 행태에 대한 공동대응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중국 정부가 주요 철광석 공급사의 공정거래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나 수입관세 인하 등 좀더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는 했지만 지금껏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면서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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