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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 아픔 달래줄 '착한 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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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 아픔 달래줄 '착한 비누'

입력
2010.04.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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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우리 활동의 시작이었어요”

비즈니스 프로젝트로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뭉친 고려대 동아리 사이프(SIFE, Students In Free Enterprise)의 김예원(21ㆍ경영학과)씨는 의욕 하나 믿고 빈 손으로 일을 벌였던 당시를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나눔의 집’을 도울 방법을 고민해왔다. 하지만 돈이 아닌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싶었다. “저희가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어요. 그리고 저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뜻에 동참한 동아리 팀원들이 박새봄(20ㆍ경영학), 윤홍조(25ㆍ경영학), 최영환(21ㆍ심리학), 임수현(23ㆍ심리학), 배경진(22ㆍ심리학)씨 등 6명이다. 머리를 맞대 내린 결론이 ‘경영학’ 지식을 이용해 할머니들이 더 편안히 지내실 수 있도록 수익창출 모델을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김씨는 “나눔의 집이 후원 중심으로 운영돼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시면서 후원 대상이 줄면 후원금도 줄어드는 구조”라며 “할머니들의 안식처인 나눔의 집 운영이 어려워지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들이 택한 것은 ‘수제 비누’였다. 나눔의 집 방문객에게서 희망자에 한해 참가비 5,000원을 받고 1인당 비누 2개를 만들게 한 뒤 하나는 자신이 갖고 하나는 기증하게 해 나눔의 집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김씨는 “손을 씻을 때마다 비누에 새겨진 문구를 보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떠올릴 수 있고, 또 할머니들의 생활 여건에도 도움이 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수제 비누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꽤 뜨겁다. 지난 2월 중순에는 한영외고 학생 50명이 위안부 할머니들과 비누를 만들었고 며칠 뒤에는 한ㆍ중ㆍ일 3개국 대학생 33명도 동참했다. 김씨는 “설문조사를 해보니 단순히 나눔의 집을 방문했던 사람들보다 비누를 만들며 참여했던 분들이 위안부 문제에 더 이해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사이프 팀원들은 유통업체를 통해 전국 판매망을 갖추고 온라인 판매도 해볼 계획이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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