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톈우칭, 런젠요우아이(蒼天無情, 人間有愛 푸른 하늘은 무심하고, 사람들은 사랑이 넘친다)! ”
중국 북서부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장족(티베트족)자치주 위수현에서 14일 발생한 7.1의 강진으로 15일 현재 사망ㆍ실종자가 930명(사망 617명ㆍ실종 313명), 부상자가 1만여명(중상자 970여명)에 이르며, 이재민도 1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670차례나 여진이 이어지면서 생존자 구조 및 복구작업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위수현은 가옥과 학교 등 마을 전체가 대부분 전쟁터처럼 폐허로 변했다. 건물에 매몰돼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생존자들과 이들을 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민간 구조원들의 사연들이 잇따라 전해져 중국인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 발생 당시 아침 일찍 등교해 자습을 하던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수현 제3 완췐(完全)초등학교 교사들은 지진으로 붕괴된 학교 잔해더미에서 구조장비도 없이 맨 손으로 흙을 파내 61명의 학생을 구조했으나, 이 가운데 34명이 이미 숨졌다고 베이징(北京)의 경화시보(京華時報)가 이날 보도했다. 이 학교의 원밍(文明) 부교장은 "지진이 나면서 학교 교실 18곳, 건물 두 동이 완전 붕괴됐다"며 "교사 60명이 맨손으로 학생들을 구하고 있지만, 아직 200여명이 폐허더미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울먹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년 전 쓰촨(四川)성 대지진 당시 학생들의 피해가 컸던 원인이 부실공사 때문이었다"며 "이번에 학교건물이 두부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린 것도 역시 같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생존자들을 구하려다 희생된 안타까운 사연도 잇따르고 있다. 위수현 츠싱시위안후이(慈行喜願會)고아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홍콩 출신의 한 택시운전사 웡(黃ㆍ46)씨는 붕괴된 건물더미에 갇힌 고아 3명과 직원 1명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여진으로 건물이 추가로 무너지면서 숨졌다.
지진 발생 이틀째를 맞아 파손된 도로가 일부 복구되면서 생활 필수품과 텐트, 의료품이 위수현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중국당국은 위수현에 텐트 2만개와 5만벌의 면 외투, 5만채의 이불을 긴급 공수했고, 287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도 파견했다. 또 1,630명의 병력이 급파됐다. 중국 당국과 지역 주민은 물론, 스님들까지 구조대열에 합류하는 등 중국전역이 지진구호에 나서고 있다.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도 긴급 상황에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15일 "후 주석을 고려해 브릭스 정상회의가 당초보다 하루 앞당긴 이날 늦게 열릴 예정"이라고 브라질 외무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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