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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입학사정관제 성공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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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입학사정관제 성공하는 길

입력
2010.04.1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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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모든 교육정책에서 사교육 유발요인을 점검해 제거하고 있다. 대입 자율화의 핵심인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도 공통된 지침을 만들어 대학에 권고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입시는 학교에서 준비하기 어렵다는 그릇된 인식이 퍼지고 사교육 업체들이 입시 컨설팅을 확대하는 시점에서, 사교육 억제를 위한 교과부의 조치에 상응한 고교와 대학의 노력이 요구된다.

고교와 대학, 적극적 노력을

첫째, 입학사정관 입시의 주도권을 사교육 업체에 뺏기지 않으려면 고교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여 교과부는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과외 활동을 안내하는 포털 사이트를 개설하였다. 이런 정보를 사교육 쪽에서는 숙지하고 있지만, 정작 교원들은 관심이 적다.

입학사정관 입시에서는 교과성적 외에도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통합교과적 주제 탐구결과, 진로체험 활동, 봉사 활동, 동아리 활동 등의 기록이 요구된다. 교사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자기소개서 작성, 포트폴리오나 프로젝트 작성, 면접법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학생들이 학교에 기댈 수 있다. 이런 전문교사 양성에 교과부, 교육청, 대학은 협조해야 한다. 또 입학사정관들이 사교육 업체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입시컨설팅단으로 고용하여 고교와 수험생을 돕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입학사정관들은 모집단위별로 대학공부에 꼭 필요한 전형요소만 묻는 특성화를 추진해야 한다. 현행 입시는 모집단위별로 공부할 종류와 수준이 매우 불분명하다. 대학 진학자의 적격성은 모집단위마다 다른데, 대학들은 무조건 내신, 대수능 등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를 뽑고 있다. 그 결과 고등학교 공부는 국영수, 문이과 중심으로 획일화되었고, 학생들은 성적에 맞추어 대학에 진학한 후 반수, 재수, 졸업 후 재입학 등의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를 개선하려면 모집단위별로 선수학습 과목과 경험할 활동의 종류를 같게 해야 한다. 그 수준과 범위는 대학 형편에 따라 다르게 하면 된다. 그래야 예측 가능한 입시가 된다. 수학 성적이 중요해도 예체능계나 인문계는 중3 수학 수준이면 충분하다. 모집단위별로 꼭 필요한 교과와 활동을 확정해야 학생들이 불필요하게 과잉 학습하거나, 필요한데도 과소 학습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대학의 입시관리도 분권화해야 모집단위별로 특성화된 전형이 가능해진다.

셋째, 내신과 수능의 개선이 요구된다. 고교성적 표기에서 경쟁만 유발하고 교육적 효과가 적은 석차 등급을 폐지하고, 가장 정확하고 정직한 정보인 학생 개인의 원점수, 집단의 평균, 표준편차, 이수자 수만 표기해야 한다. 이 사실 정보만 있어도 점수 부풀리기를 막을 수 있다.

내신과 수능도 개선해야

또 수능은 비중이 크면서도 과잉 통합된 언어, 수리, 외국어는 진로에 따라 문과형, 이과형, 예체능형 혹은 상중하로 나누어야 한다. 비중이 작으면서 과잉 분화된 탐구영역은 교사자격 종별로 통합되어야 입학사정관들이 모집단위에 따라 조금씩 달리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입학사정관제 입시에서는 너무 많은 학생 정보를 요구할 필요가 없다. 모집단위별로 꼭 필요한 선수학습 교과와 활동 경험만 엄선해서 요구하고,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또다시 사교육에 기대게 된다. 중등 교육과 사교육 억제를 위한 대학의 책무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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