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달에 비해 1.6% 증가해 예상을 앞질렀다. 전년 동월 대비는 7.6%의 신장세다. 특히 자동차, 의류, 가구 등 필수품이 아닌 고가의 상품들의 판매가 늘어 소비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모기지 연체를 탕감해주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금융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평소 신중한 발언으로 정평이 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이사회 의장과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한 목소리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버냉키 의장은 14일 의회에 출석해 “기업과 민간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먼 회장도 JP모건체이스의 1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나 증가했다며 “미국경제의 강한 회복세”를 전망했다. 두 사람 모두 ‘더블 딥’의 위협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Fed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최근 경기동향을 종합해 이날 공개한 ‘베이지북’보고서도 12개 지역 연준 관할지역 가운데 세인트루이스를 제외한 11개 지역에서 경제상황이 호전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험요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민의 실질 소득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제로금리를 바탕으로 민간 소비만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의 미국 무역적자는 소비재 수입 급증으로 인해 397억달러까지 늘어났다.
버냉키 의장도 “소비회복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업률, 주택경기 부진, 심각한 재정적자가 경제회복을 방해하는 위험요소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 정부가 신뢰할 만한 재정적자 감소대책을 내놓아야, 미국 경제회복을 위한 장기채권 금리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자기 희생을 각오하는 재정적자 감소 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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