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 판막이 심하게 좁아진 환자를 곧바로 수술할지,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 뒤 수술할지를 놓고 의사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그냥 관찰하자니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고, 수술하자니 그 위험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곧바로 수술하는 것이 환자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교수는 지난 11년간 대동맥 판막 협착증으로 수술한 환자 197명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증상이 생기기 전에 곧바로 수술한 환자그룹(102명)은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던 반면, 더 관찰하고 나서 수술한 그룹(95명)은 9명이 급사하는 등 18명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임상결과는 심장학계 최고 권위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서큘레이션(circulation)>
대동맥 판막은 심장에서 온 몸으로 피가 보내질 때 심장과 연결돼 있는 대동맥의 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판막에 오랜 시간에 걸쳐 칼슘 등이 달라 붙어 석회화가 일어나고 쪼그라들어 판막이 잘 열리지 않으면 심장에서 피가 대동맥 쪽으로 잘 나가지 못해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어지럼증 등이 생기고 심하면 사망한다.
강 교수팀은 이런 질환에 그 동안 판막을 금속이나 인공판막을 이용해 판막을 바꿔주는 치환술을 해왔다. 강 교수는 "전 세계 심장 전문의들의 기존 치료 지침은 경과를 관찰하다가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수술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분석결과 생존율의 차이가 현저한 만큼 대동맥 판막 치료 지침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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