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반정부 시위대에 쫓겨 피신한 쿠르만벡 바키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처음으로 사임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키르기스의 정권은 과도정부를 구성한 야당 측으로 넘어가고,'제2의 튤립혁명'도 성공으로 끝맺게 됐다.
바키예프 대통령은 13일 고향인 키르기스 남부 잘랄라바드 인근 테이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와 가족들에 대한 안전이 보장된다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7일 부패와 공공요금 폭등에 반발한 시위가 유혈사태가 번진 후 6일 만의 사퇴 표명이다. 그는 앞서 11일 지지자들 집회에 참여, 항복할 뜻이 없음을 표명해 긴장이 고조됐었다.
과도정부 수반인 로자 오툰바예바 전 외무장관은 바키예프의 입장 변화에 대해 "사퇴하면 그와 그의 가족이 해외로 망명할 수 있도록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바키예프 전임이었던 아스카르 아카예프 전 대통령도 2005년 독재에 반대한'튤립혁명'으로 하야한 뒤 러시아로 망명했었다. 이에 따라 '2차 튤립혁명'도 같은 과정으로 해결되게 됐다.
과도정부의 정부 재건 행보와 대선 일정 준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오툰바예바 수반은 "앞으로 6개월간 헌법을 개정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대선은 6개월 후가 유력해 보인다.
한편 지난 7일 유혈사태에서 사망한 시위자는 총 83명으로 집계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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