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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6,17일 인양 가능/ 軍 함미승선 후 의문의 2시간…또 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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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6,17일 인양 가능/ 軍 함미승선 후 의문의 2시간…또 딴청?

입력
2010.04.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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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2시간 동안 천안함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군은 12일 천안함 함미(艦尾)를 백령도 연안으로 옮긴 뒤 수면 위에 띄워 놓고 요원들을 승선시켜 조사를 벌였다. 이후 군은 다시 함미를 해저로 가라앉혔다. 군은 조사 내용에 대해 함구하다 13일 마지못해 입을 열었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절단면은 보지도 못했다?

당시 현장 상황은 이렇다. 12일 오후 6시께부터 8시께 사이 군 요원 10여명이 승선해 선체 위아래로 분주하게 들락날락했다. 선체가 수면 위로 5m 정도 올라와 갑판 아래까지도 들어갈 수 있는 상태였다. 강렬한 서치라이트를 비치자 폭발로 떨어져 나간 연돌(굴뚝) 하단 부위와 절단면이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을 만큼 밝아졌다. 연돌과 절단면은 천안함 사고 원인을 밝혀 줄 결정적 단서다. 고무보트 5대도 함미 주변을 선회하며 작업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요원 7명이 20분간 그물망 점검작 업을 한 것이 전부"라며 "보고에 따르면 선체 안으로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처장은 당시 화면과 동영상을 근거로 재차 질문이 이어지자 "현장 보고 내용이 그렇다. 다시 확인해 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현장 상황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 처장은 절단면에 대해 "위에서 그물을 씌웠기 때문에 절단면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가 "일부분만 갖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을 흐렸다. 바꿔 말하면 선체 위가 아닌 아래나 정면에서 상황을 주시했던 고무보트에서는 얼마든지 절단면을 볼 수 있었던 셈이다.

현장 상황을 TV로 본 게 전부다?

사고 현장에서는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채증하는 게 기본이다. 인천해양경찰서가 천안함 승조원들을 구조하는 모습도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었다.

특히 정확한 상부 보고를 위해서는 현장의 상황을 첨부해야 한다. 함미는 무려 2시간 동안이나 물 위에 고정된 채로 떠 있었기 때문에 채증이 손쉬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군은 정작 채증에 대해서는 발뺌하고 있다. 이 처장은 "유선 통신망을 통해 보고받은 게 전부"라며 "현장 상황을 TV중계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사진 등을 필요한 경우 보내 준다"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 지휘부가 지시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알아서 채증 자료의 보고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군은 지난 1999년 1차 연평해전 당시 생생한 현장 상황을 공개했었다. 해군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된 교전이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찍은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북한에 급습당한 2002년 2차 연평해전 때는 현장 동영상이 없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군이 "미리 장관과 합참의장에게 재가를 받았고 실종자 가족의 양해도 구했다"고 강조할 정도로 함미가 드러나는 것이 예측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현장 판단으로 채증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어디에?

군은 합조단을 구성하고도 이날 함미 조사 과정에서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일단 선체를 인양한 뒤 조사할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합조단이 왜 현장에 가지 않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군이 기상 악화로 인양이 늦어진다며 함미를 옮겨 놓고서 이후 본격 인양 과정에서 선체 변형이나 파손에 대비해 미리 물적 증거를 남겨두지 않은 점은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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