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경기 화성시 주방기기 전문업체 네오플램 프라이팬 생산공장. 노란 머리와 이국적 외모의 러시아인 두 명이 공장 이곳저곳을 살피며 수첩에도 꼼꼼히 내용을 적었다.
특히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과 포장은 깐깐하게 평가했다. 수출 제품의 경우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운송과정에서 찌그러지거나 긁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 방문에서 이들은 깨끗한 공장환경과 생산된 제품의 품질, 세심한 포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네오플램 제품을 수입해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러시아 업체 '그부라'(GVURA)의 세일즈 매니저와 담당 직원으로 이날 연간 180만달러 계약 중 4월분 14만 6,000달러어치 주문을 완료했다.
송효성 해외영업부장은 "해외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생산공장부터 먼저 가보자고 한다"며 "매월 4~5개 해외 업체가 공장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방용품 전문 중소기업 네오플램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2006년부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해 4년이 채 안됐지만 미국, 유럽을 비롯한 해외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매년 두 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월과 3월 열린 독일과 미국 주방용품 박람회에서는 각각 2,000만달러 제품 수주를 기록하며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특히 지난해 이스라엘에서는 이 회사의 제품이 베스트셀링 프라이팬으로 선정(점유율 15%)됐고, 현지 수입업체는 아예 '네오플램 이스라엘'로 회사명까지 바꿨다.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호주, 폴란드, 싱가포르 등 7곳에서 이미 회사 이름을 네오플램으로 바꿔 달았다.
공장 안은 분주했다. 주물로 만들어진 팬은 세라믹으로 코팅되는 과정을 거쳤다. 코팅된 프라이팬을 오븐에 넣고 굽는 소성로 앞. 송 부장은 "흔히 볼 수 있는 불소 코팅 팬은 410도에서 40분간 굽는 과정을 거치지만 세라믹 코팅 팬은 270도에서 40분간 굽는 과정을 거친다"며 "온도를 낮추고 가스대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제품 생산과정까지 철저히 친환경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네오플램이 유럽에서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친환경이라는 요즘 트렌드와 맞아떨어졌기 때문. 과거 불소 코팅 프라이팬의 경우 오래 사용할 경우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나온다고 알려져 주부들이 사용을 꺼린다. 이에 네오플램은 뛰어난 세라믹 코팅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부터 판매까지 '에코'를 강조해 해외 주부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도 한 몫 했다. 주물로 만든 프라이팬에 세라믹 코팅을 하는 방식이라, 과거 투박한 검은색 프라이팬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깔에 양각무늬, 그라데이션(바림)까지 넣은 프라이팬을 만들 수 있었다. 오규택 마케팅팀 대리는 "제품 개발팀 12명 중 7명이 디자이너"라며 "항상 제품을 처음 개발할 때부터 남다른 것을 만들자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네오플램은 원래 해외 유명 주방용품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회사로 출발했지만 이젠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각오다.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으로 생산된 제품에도 꼭 '네오플램'과 'Made in Korea'는 빼놓지 않는다. 송 부장은 "이미 해외에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붙은 제품을 높게 평가한다"며 "앞으로 네오플램이 해외의 명품 종합주방용품 회사와 나란히 설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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