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들이 지금껏 알려진 것 중 가장 깊고 뜨거운 심해 화산 열수구(熱水口)를 발견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독특한 해양 생태계도 발견돼 지구의 기원을 밝혀줄 단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연구선 RRS 제임스 쿡을 타고 탐사에 나선 과학자들은 지난 6일 원격조종 잠수함을 이용해 카리브해 케이먼 트로프 지역의 수심 5km 밑의 협곡에서 해저화산 열수구를 발견했다.
지각 깊숙이 침투해 들어간 균열층들이 모여있는 화산 열수구에서는 광물질을 다량 함유한 섭씨 400도의 뜨거운 해수가 방출되고 있었다. 이것이 심해의 찬물을 만나 급냉각되면서 응결돼 쌓인 탑들도 발견됐는데, 큰 것은 높이가 2m에 달했다. 이곳은 수압이 기압보다 500배 높아 고온에도 불구하고 물이 끓지않는 특이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을 둘러본 지질학자 브램리 머튼은 "마치 또 다른 세계의 지표를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 이곳에는 형광색을 내는 미생물 층이 두텁게 퍼져 있었는데, 눈먼 새우와 거대한 흰게, 붉은 띠를 두른 큰 서관충 등 이색적인 생물체들의 군집도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지구 최초의 생명체들도 이런 환경에서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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