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이 '고래의 날'인 것을 아시는지요? 국가기념일은 아니지만, '고래문화특구'를 가진 울산 남구가 지난해 의회에서 조례로 제정해 만든 고래의 날입니다. 몇몇 나라에 고래의 날이 있지만 고래 보호 단체 중심의 상징적인 기념일 수준입니다. 한 도시가 법적 절차에 따라 고래의 날을 만든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며,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래의 날 기념비도 고래가 다니던 길목인 장생포 바닷가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 기념비에는 '고래의 날은 지속가능한 모든 노력으로 울산 바다에 다시 고래가 살아 숨쉬는 생태적인 미래를 만들겠다는 우리 남구의 아름다운 약속이다'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습니다.
제가 참여하고 있는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에서 고래의 날을 기념하는 '대한민국 고래문학제'를 열고 있습니다. 고래의 날이기에, 올해는 시인들이 직접 돌고래에게 시를 읽어주는 시낭송회를 준비했습니다. 청중은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의 3마리 큰돌고래뿐이지만 이건청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우리 시단을 대표하는 50여 명의 시인들이 참석해 고래의 날을 축하하고, 돌고래에게 시를 읽어주기로 했습니다.
24일 저녁 6시에 가지는 이 시낭송회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시인의 육성으로 시를 읽어줍니다. 이미 장생포 주민으로 이름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돌고래들이기에 시인이 들려주는 시를 아주 좋아할 것입니다.
정일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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