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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50주년 학술대회 잇달아/ "4·19의 비폭력 정신, 21세기 세계평화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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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50주년 학술대회 잇달아/ "4·19의 비폭력 정신, 21세기 세계평화에 기여"

입력
2010.04.1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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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9혁명 50주년을 맞아 그 정치ㆍ사회ㆍ문화ㆍ사상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학술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제50주년 4ㆍ19혁명기념사업회' 주최로 14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4ㆍ19 민주혁명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국내외의 저명한 학자들이 4ㆍ19의 역사적 의미를 재평가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6일 서울 종로구 4ㆍ19기념도서관에서 '4월 혁명과 한국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한다. 또 사단법인 4월회와 한국정치학회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과거와 현재의 만남: 미래의 시작'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14일 국제학술대회에는 비폭력 정치이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글렌 페이지 미국 하와이대 명예교수, 독일의 대표적인 한국학 전문가 고트프리트-칼 킨더만 뮌헨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한다.

1960년 당시 '서울대 발전계획' 자문위원으로 한국에 체류했던 페이지 교수는 자신의 목격담을 토대로 4ㆍ19의 비폭력성을 재조명하는 '4월 혁명과 비살상 한국'을 발표한다. 사전 공개한 발표문에서 그는 고려대ㆍ서울대생의 시위,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 후 이화장으로 물러나는 장면 등을 목격했다며 당시 시위대의 전술은 "행진, 노래 부르기, 구호 외치기, 성토와 연설, 연좌 등이었으며 투석, 방화, 차량 밀어붙이기 등은 사용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 젊은이들의 비폭력 행위에 대한 용감한 결의는 교육자들의 참가와 일반 대중의 갈채, 이어 정치적 변혁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페이지 교수는 또 '칼을 내려놓고 생각을 깊이 하자'는 함석헌의 글을 인용하면서 "4ㆍ19에서 나타난 비살상 역량을 발견하고 발전시킴으로써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21세기를 비살상 세계로 변화시키는 데 한국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명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대 한국과 4월 혁명'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4ㆍ19혁명과 뒤이은 반(反)박정희 운동의 사상적 배경이 '자유민주주의'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당시에는 반 이승만, 4월 혁명, 반 박정희 세력이 자유민주주의를 강력히 주장했으며 놀랍게도 반공을 주장했다는 것까지도 아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최근 뉴라이트가 반 이승만, 4월 혁명, 반 박정희 세력이 일관되고 강력한 자유민주주의의 주도세력이자 주창자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파괴한 이승만-박정희에서 역사적 기원을 찾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킨더만 교수는 '4ㆍ19 민주혁명의 정신과 외국의 인식'을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4ㆍ19 혁명은 단순히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 정권을 무너뜨린 사건이 아니라 전통적인 유교 관념을 무너뜨린 학생봉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승만의 지배 시스템은 '전통적 권위에 대한 충성이라는 전통적 유교 관념'을 토대로 구축된 것"이라며 "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리는 혁명을 주도할 수 있었던 역량은 민주주의 원칙과 자유세계의 역사를 배우며 자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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