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행정9부(부장 박병대)는 김윤수(74)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국가를 상대로 낸 계약해지 무효 확인 소송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계약해지는 부당하다”며 1심과 달리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김 전 관장 해임 당시 제기된 지난 정권 인사에 대한 정치적 해임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재판부는 문화부가 김 전 관장의 계약해지 이유로 공개한 마르셀 뒤샹의 작품 ‘여행용 가방’구입과정의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작품 구입과정에서 국가계약법규와 작품수집지침을 어겼다고 볼 수 없고, 가격결정의 잘못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작품반입 때 세관신고를 하지 않은 점은 인정되지만, 미술품 관세율이 0%인 점 등을 감안할 때 고의성이 없어 죄를 묻기 어렵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김 전 관장이 공무원 복무규정을 어겼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채용계약 해지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와 더불어 “국가는 계약기간까지 미지급 보수 8,10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문화부가 ‘여행용 가방’ 판매사에게 구입결정 사실을 미리 알려주고, 충분한 조사없이 가격(62만3,000달러)을 정하는 등 적법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계약만료 10개월을 앞둔 2008년 11월 채용계약을 해지하자 소송을 냈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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