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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 수면 위로/ 민간업체 "한번에 인양까지", 軍 "완벽한 안전 보장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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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 수면 위로/ 민간업체 "한번에 인양까지", 軍 "완벽한 안전 보장 안돼"

입력
2010.04.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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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에 봄비까지 내렸지만 선명했다. 반원에 성냥개비를 비스듬히 꽂아 놓은 듯한 모양의 40mm 부포, 그 옆에 11자 형태로 서 있는 하푼 미사일 2기 그리고 바다 위로 우뚝 솟은 추적레이다실. 17일 동안 바다 속에 잠겨 있던 천안함 함미였다. 두 줄 인양 체인에 수심 45m 바닥에서 들어 올려진 천안함 함미의 절단면은 당시의 참사를 말해 주듯 찢어지고 뜯겨져 있었다.

예인선에 이끌린 함미(艦尾)가 침몰 17일째인 12일 오후 4시 백령도 해안쪽(남동 방향)으로 4.6km 가량 이동하면서 4시간여 가량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인선은 2노트 속도로 두 시간을 달려 오후 8시께 함미를 다시 바다 속에 내려놓았다. 함수(艦首) 침몰 수역에서 3km 떨어진 곳으로 수심은 20~25m 정도. 민간수중업체 관계자는 "유속이 느리고 수심도 적당한 최적의 작업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동에 앞서 인양 업체는 함미 이동 시 내부에서 쏟아질 수 있는 유실물을 걷어들이기 위한 그물망도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함미 이동이 전격 결정된 데는 기상 상황과 때맞춰 완료된 체인 연결 그리고 실종자 가족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번 주말로 예상된 함미 인양이 기상 조건 악화 등으로 일주일 이상 미뤄질 조짐을 보이자 함미 이동을 허락했다. 민간 수중업체도 때 마침 함미에 두 번째 인양체인 연결에 성공, 군은 이날 오후 함미 이동에 나섰다.

이 과정에 민간 수중업체는 아예 함미를 인양하자는 의견을 군에 전달했다. 최악의 경우 물살이 가장 거세지는 왕사리로 인해 향후 1주일 간 작업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수중업체 관계자는 "470여톤 정도인 함미 무게에다 각종 내부 집기와 바닷물이 내부에 차 있어 총 900여톤 정도로 추정되지만 연결체인 두 개로도 1,000톤 가량의 민간상선을 인양한 경험이 있다"며 자신감도 보였다.

하지만 군은 인양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양 체인이 두 개만 연결된 상태로 들어올릴 경우 물 밖에 나오는 순간 하중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체인 힘을 견딜 수 있는 선체 내구재가 유실된 상태로 인양에 들어갈 경우 선체의 취약 부분으로 체인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야간 작업 어려움도 인양 결정을 하지 못한 요인이 됐다.

군 관계자는 "함미가 수면 위에 떠 있는 경우 사리기간 물살에 유실물이 생길 수 있고, 연결체인에 무리가 갈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결국 실종자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은 함미는 세상과 조우한 지 네 시간 만에 다시 바다 밑으로 가라 앉았다.

군은 조만간 함미에 체인 하나를 더 연결해 끌어 올리고 이날 설치한 배수펌프로 함미 내 바닷물을 제거한 뒤 바지선에 옮길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최대한 작업을 서두르겠지만 실종자 수색을 언제 하겠다는 계획이 나오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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