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여 있던 천안함 함미(艦尾) 일부가 12일 공개됐다. 수면 위로 드러난 부분이 일부이고, 특히 절단면이 온전히 포착되지는 않아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간 억측이 난무했던 사고원인에 대한 경우의 수를 좁힐 수 있게 됐다.
연돌 사라진 것은 큰 외부 충격
드러난 함미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선체 중간 바로 뒷부분 위에 널찍한 사다리꼴 모양으로 솟아있어야 할 연돌(굴뚝)이 떨어져 나갔다. 천안함은 평상시 디젤엔진으로 이동하다 고속기동 시 가스터빈엔진을 사용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가스를 배출하는 곳이 연돌이다. 자동차의 소음기(머플러)와 같은 부위다.
이 연돌이 사라진 것은 버블제트(bubble jet)이든, 직접 타격이든 간에 외부에서 가해진 힘에 의해 배 윗부분까지 큰 충격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암초 충돌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암초에 부딪쳤을 경우 배 아랫부분이 찢겨나가면서 배가 절단되지만 윗부분까지 큰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내부 폭발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함정 내부에서 이 정도로 큰 충격을 줄만한 폭발력이 발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뜯긴 절단면이 단서
함미의 또 다른 특징은 절단면이 흉물스럽게 뜯겨져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피로파괴 가능성도 힘이 떨어졌다. 군함은 전체를 하나의 골격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6개의 블록을 이어 붙인 접합체다. 피로파괴는 부력에 의해 물 위에 떠있으려는 함수(艦首)와 물에 잠긴 함미 간 힘의 방향이 서로 다른 절단력이 발생해 중간이 잘리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용접면을 중심으로 절단면이 비교적 깨끗하게 잘린다.
이제 남은 것은 기뢰나 어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이다. 하지만 둘 중 무엇인지는 추가로 천안함의 모습을 공개하고 공격무기의 파편을 찾기 전까지 확정하기 어렵다. 다만 버블제트의 경우 솟아오른 물기둥에 의해 선체가 잘리기 때문에 절단면이 비교적 깨끗한 점을 고려하면 직접 타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주장도 있다. 결국 상세한 절단면과 선체 바닥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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