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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다음을 준비하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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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다음을 준비하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독려

입력
2010.04.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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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1층 전시실. 본사 21층 집무실에서 사장단 회의를 마친 정몽구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상시 같으면 월요일이라 사장단 회의가 끝나면 곧바로 사장 주최 부서별 회의가 열리는 것이 통상적인 순서. 하지만 이날 정회장이 사장단을 이끌고 예고 없이 1층 전시실을 찾아, 임원들을 긴장시켰다.

정회장이 갑작스레 전시실을 찾은 이유는 수소연료전지차때문이다. 정회장은 이날 이현순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에게 "전기차 다음을 차질 없이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이 친환경차량 연구개발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최근 도요타와 다른 독자 기술을 적용한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성공적으로 개발됐다는 평가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수소연료전지차 연구개발을 독려에 나선 것.

현대차는 보름전 미국 뉴욕국제모터쇼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놔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관심은 단순히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 놓아서가 아니라, 현대차가 개발한 시스템에 있었다. 도요타와 GM의 특허 기술을 피해 독자적인 하이브리드차량 기술을 선보인 것. 도요타와 GM은 모터와 엔진이 떨어진 이른바 '복합형'이지만, 현대차는 엔진과 모터, 변속기가 한 줄로 붙어 있는 '병렬형'이다. 현대차는 10월께 이같은 기술이 적용된 쏘나타를 북미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박수소리가 멈추기도 전에 정회장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점검하고 나섰다. 이날도 정 회장은 이현순 연구개발총괄본부 부회장과 양웅철 연구개발본부 사장에게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기술인 전력분배기(PDU)와 연료전지 제어기의 개발, 양산 상황을 물어가며 현황을 꼼꼼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과 양 사장은 이날 정 회장을 수행한 후 곧바로 경기 화성시 현대ㆍ기아차 남양연구소로 향해 수소연료전지차 연구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궁극적인 친환경차량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데 화석연료가 필요한 전기차와 달리, 수소를 연료로 쓰고 유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차아는 이미 이 분야 연구개발에서 세계 선두권이라는 평가다. 다른 주요 업체들이 2015년을 주요 실용화 시기로 보고 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2012년에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 1,000대, 2018년에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4년부터 미국 에너지부(DOE)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사업자로 선정된바 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32대, 국내에서 50여대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주요 기술을 이미 국산화해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량으로 미래친환경차를 호령했듯이 현대ㆍ기아차도 수소연료전지차로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관계자는 "결국 2012년에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그린카 4대 강국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며 "회장님의 독려도 이같은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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