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민간 인양업체가 12일 천안함 함미(艦尾) 갑판부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뒤 군 요원을 승선시켜 2시간여 동안 실종자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군은 그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의문이 쏠리고 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이날 "오늘 밤부터 풍랑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기상이 악화할 것에 대비해 함미를 백령도 연안 쪽으로 2.5마일(4.6㎞) 이동해 25m 해저에 안착시켰다"고 밝혔다. 박성우 합참 공보실장은 "사고 수역에 물살이 빨라지는 사리가 시작돼 향후 일주일 정도 작업이 곤란하고, 인양 체인이 구조물과 꼬일 우려도 있기 때문"이라고 함미 이동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는 함미를 옮긴 이후다. 군은 오후 4시5분께 수면 위로 끌어올린 함미를 오후 6시께 안착 수역으로 옮겼고, 오후 8시께 물 아래로 가라앉혔다.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두 시간 동안 함미는 물 위에 떠 있었던 것이다. 이날 현장 사진을 보면 요원들이 탄 고무보트 5, 6대가 함미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인양선에서 비춘 조명을 따라 함미 갑판 윗부분과 뜯겨져 나간 연돌 부분 선내에 요원들이 승선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고위 관계자는 "단지 함미 이동 시 실종자 유실 방지를 위해 절단면을 감쌌던 그물을 해체하기 위해 올라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2시간은 사고 원인 조사나 실종자 승선 수색 작업을 벌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실제로 군은 이날 함미 이동 작업이 시작된 오후 3시 브리핑에서 전혀 언급이 없다가 백령도 현장에서 함미 이동 모습이 포착되자 뒤늦게 설명하는 등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군은 함미에 세 번째 체인을 설치한 뒤 이르면 금주 안에 인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백령도 쪽에서 부는 바람을 막아 줘 인양에 유리해졌다"며 "수심이 절반으로 줄어 잠수사들의 작업 시간은 5배 이상 길어진다"고 말했다. 군은 함미에 남은 실종자 44명 전원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 밖으로 드러난 함미는 중간 부분 절단면이 뜯긴 상태로 가스터빈실 윗부분의 연돌 부위가 사라진 상태였다. 기뢰나 어뢰에 의한 외부 충격설에 힘을 실어 주는 부분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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