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본에서 200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새 소설 '1Q84'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출판사 신초샤(新潮社)는 16일 발매하는 이 소설 제3권 초판을 50만부로 정했다가 예약판매가 몰려 벌써 10만부를 추가 인쇄하고 있다. 발매 당일 도쿄(東京) 대형서점들은 일제히 시간 외 영업에 나설 움직임이다.
신초샤는 지난해 5월 동시 출간된 하루키 소설 '1Q84' 제1, 2권에 이어 3권을 16일 일본 전역에서 판매한다. 13일 산케이(山經)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발매 초기 서점마다 품절사태가 빚어진 1, 2권의 이달 초까지 발행 부수는 244만부. 신초샤의 이번 제3권 초판과 추가 인쇄분까지 더하면 300만부를 넘어서게 된다. 하루키의 소설은 1987년 낸 '노르웨이의 숲'이 전 2권 합계 455만부가 팔렸다.
'1Q84' 제3권의 초판 50만부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문예출판사 중의 하나인 신초샤로서도 최근 20여년만의 최대 규모다. 인터넷서점 아마존재팬에는 발매 전 예약 주문이 벌써 2만5,000부나 몰려 지난해 1, 2권 합계 2만부를 넘어섰다.
심야영업을 하는 도쿄의 서점들은 일제히 16일 0시 판매를 준비 중이다. 오전 5시까지 개점하는 아오야마(靑山)북센터 롯폰기(六本木)점은 2년 전 해리포터 시리즈 '죽음의 성물' 이후 처음으로, "일본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0시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대형서점들은 줄줄이 시간외 판매에 나설 움직임이다. 오전 10시 개점하는 산세이도(三省堂) 진보초(神保町) 본점은 점포 문은 닫은 채로 출입구 앞에 판매대를 설치해 오전 7시부터 판매한다. 산세이도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빨리 고객에 제공하기 위해"라며 출판 가뭄 속에 내린 '하루키 단비'를 반겼다. 마루젠(丸善) 마루노우치 본점도 같은 방법으로 오전 7시부터, 기노쿠니야(紀伊國屋) 신주쿠(新宿) 본점 역시 영업 시간을 1시간 앞당겨 특설 판매대에 이 책을 진열할 계획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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