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0시20분 경기 화성시의 한 시골 마을에서 갑자기 심장 통증을 호소하는 응급 중환자가 발생했다. 119구급대에서 출발한 ‘중환자용 응급차’가 현장으로 긴급 출동해 환자 이송에 나섰다. 수원 아주대병원까지는 빨라도 20여분이 걸린다. 1차 응급조치는 취했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조치를 못하는 상황. 이때 응급차 내부에 설치된 ‘원격 영상의료 지도 시스템’ 화면에 전문의 모습이 나타났다. 전문의는 응급차에 설치된 카메라로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응급 구조대원들은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 등의 상태를 전문의에게 알렸다. 전문의는 이 자료를 분석해 “신경 안정제를 투여하고 심전도 상태 자료를 계속 전송해 주세요”라고 처방했다. 의사를 본 환자는 심리적 안정을 찾았고, 안전하게 병원까지 이송됐다.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병원 의료진과 화상 통화하며 중환자에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똑똑한’ 구급차가 12일부터 경기도내 16개 시ㆍ군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이 구급차의 특징은 차량 내에 갖춰진 원격 진료시스템. 구급대원은 차량에서 무선으로 연결되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응급환자의 심전도, 호흡, 맥박, 혈압, 체온, 혈중 산소포화도, 혈당 등 7가지 생체 징후를 동영상과 함께 의료진에게 전송한다.
의료진은 이 자료를 토대로 현장 구급대원에게 응급환자 처치를 내린다. 원격진료에는 올해 1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아주대병원, 분당 차병원, 도립병원 6곳 등 20개 지정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응급차량 크기도 기존 응급차량보다 길이 80㎝, 높이 30㎝, 폭 10㎝가 커져 환자 보호가 더욱 용이해졌다. 구조대원은 기존 응급차 대원보다 한 명 많은 3명(운전사 제외)이 탈 수 있고, 냉ㆍ온장고 및 음이온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약품 및 응급 시술 용품 보관이 용이해졌다.
대당 2억원에 달하는 이 중환자용 구급차는 동두천 포천 파주 가평 등 도ㆍ농 복합도시 16곳에 분산 배치된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적절한 응급처치가 가능해져 소생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고 발생지에서 병원 이송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도ㆍ농 복합 도시와 뇌ㆍ심장 질환 중증 환자 이송이 많은 곳을 중점 배치했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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