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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비행기 참사/ 안타까운 사연들 속속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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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비행기 참사/ 안타까운 사연들 속속 공개

입력
2010.04.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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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흐 카친스키(61) 폴란드 대통령 부부를 비롯, 폴란드 고위공직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비행기 추락사고와 관련된 안타까운 사연들이 하나 둘 공개되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1980년대 폴란드 자유노조연대를 이끌었던 여성 지도자 안나 발렌티노비츠(81)도 포함됐다. 대통령의 노모만은 아들의 죽음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애통함을 더하고 있다.

노모 병간호로 엇갈린 대통령 형제의 운명

카친스키 대통령의 노모(84)는 지난 달 심장 이상으로 바르샤바 군병원에 입원했다. 대통령은 병간호를 위해 해외 출장 일정을 몇 번 취소했는데, '카틴 숲 학살' 70주년 추모식은 포기할 수 없어 러시아로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야당 지도자인 형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전 총리도 추모 대표단에 포함됐으나 노모 병간호를 위해 막판에 일정을 취소해 운명이 엇갈렸다고 폴란드 현지 신문이 보도했다.

AFP통신은 야로슬라프가 노모를 염려해 동생의 사망소식을 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노모는 의식이 없다가 잠깐씩 깨어날 정도로 병환이 깊다고 한다.

동구권 민주화 '대모'도 목숨 잃어

대통령 내외, 중앙은행 총재, 육군참모총장, 외무부 차관, 대선 후보, 하원 부의장 등이 포함된 사망자 명단에는 동구권 민주화를 이끌었던 여성 운동가 안나 발렌티노비츠의 이름도 올랐다. 폴란드 자유노조연대(솔리대리티)의 '대모'로 불리는 그는 그단스크 조선소의 용접공 및 크레인 기사였다. 공산당원이었으나 부패와 언론억압에 분노해 노조신문을 발행하다 해고됐는데, 그의 해고는 1980년 역사적인 그단스크 조선소 파업을 촉발시켰다. 공산정권 붕괴 후에는 오랜 동지였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바웬사는 그의 사망을 "큰 비극이고, 엄청난 충격"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국내외 애도 이어져

전날 폴란드에 도착한 대통령의 관이 13일 대통령 궁에서 일반에 공개되면 폴란드 국민들의 추모행렬은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12일 신원이 확인된 영부인 마리아 카친스카의 시신은 13일 폴란드에 도착한다. 폴란드 국민들은 꽃과 촛불을 들고 폴란드 국가를 부르며 슬퍼했고, 세계 각지의 폴란드인들도 함께 모여 애도의 마음을 나눴다. 미국 뉴욕의 폴란드 이민자 테레사 카르와스카씨는 "일주일간 온 가족이 음악도 스포츠도 끊고 기도로 생활하겠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전세계의 애도도 계속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주미 폴란드 대사관을 직접 찾았고,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추도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폴란드에 조전을 보냈다. 카친스키 대통령의 장례식은 17일로 정해졌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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