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정선재 부장판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서버에 저장된 수능 관련 파일을 삭제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등으로 기소된 공모(40)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이 그간 비슷한 사안에 대해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해 왔던 전례에 비춰 볼 때 실형을 선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평가원 서버 관리자로 근무하던 공씨는 지난해 8월 유학을 위해 신청한 휴직 요구가 거절 당하자 불만을 품고 서버에 접속해 ‘9월 4일과 5일 서버에 저장된 모든 파일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담은 파일 2개를 설치했다. 해당 프로그램이 실행되면서 수능 및 학업성취도 관련 서비스를 담당하는 서버 등 총 18대 서버에 저장된 각종 DB와 운영시스템 등이 삭제됐다. 수능 두 달 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평가원은 부랴부랴 복구에 나섰고, 공씨는 곧바로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가 일시 귀국해 붙잡혔다.
재판부는 수능시험에 실제적 피해가 없었다는 점 등 참작사유가 있다면서도 범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영향력이 컸다는 점을 이유로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능시험 등을 관리하는 평가원의 업무를 마비시키려 했고, 이 기관 업무의 특성이 국민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할 때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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