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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 끝내 최악 유혈사태… 2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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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 끝내 최악 유혈사태… 21명 사망

입력
2010.04.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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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태국 시위대(UDD, 일명 레드셔츠)를 강제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총격 등 충돌이 발생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10일(현지시간) 태국 정부는 방콕 도심 두 곳을 수주간 점거해온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등 민간인 17명과 군인 4명이 숨지고 800명 이상이 다쳤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군이 철수한 11일에도 시위대는 희생자들의 관과 사진을 들고나와 방콕 거리를 행진하는 등 기세를 떨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군에게서 빼앗은 소총이나 기관층 등 탈취한 무기들을 자랑스럽게 내보이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신년 축제인 송끌란(13~15일) 연휴를 앞두고 시위대를 해산해 정국 안정을 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수 사망자가 발생, 오히려 사태가 악화했다. 이번 유혈사태는 1992년 군부에 맞선 반정부 민주화 시위 이후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AFP에 따르면 10일 저녁 경찰이 공포탄을 발사하자 시위대가 돌을 던지며 저항했고, 곧 양측의 실력행사가 격화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실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망한 시민 두 사람은 머리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촬영중이던 일본인 출신 로이터 통신 무라모토 히로유키 기자도 가슴에 총탄을 맞았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무장관은 자국인 사망에 유감을 표명하고, 태국 정부에 사망경위 조사를 요구했다.

실탄 발사와 관련, 파니탄 와따나야곤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공중에 공포탄을 쐈으나 시위대가 실탄을 발사하며 수류탄도 던졌다"면서도 "무기는 자위에만 사용됐다"고 말해 군의 대응사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위를 진압하던 군부는 군인 5명이 인질로 잡히는 등 상황의 여의치 않자 시위대에 휴전을 제안하고 병력을 시위현장에서 철수시켰다. 10일 태국 공공비상상황청에 따르면 시위대에 잡힌 정부 보안군 인질은 28명이었으나 일부는 풀려났다.

정부 측은 협상을 모색하고 있으나 시위대는 "살인자들과 협상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28, 29일 두 차례 협상에서도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하야와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대 측과 정부가 팽팽히 맞서는 등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사태 확산 저변에 왕실과 군부 등 지배 엘리트와 농촌 빈민층 간 계층 갈등이 깔려 있어 사태 해결은 더 어렵다.

2008년 12월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아피싯 총리는 10일 밤 TV방송에 출연,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정부는 정정 불안을 해결할 의무가 있고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시위대는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며 더 극렬한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베라 무시카폰은 "아피싯을 태국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더욱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시위대는 옥스포드대 출신인 아피싯 총리를 기득권의 상징처럼 생각한다.

이런 가운데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으며 태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위대는 "총격전까지 발생하는 상황을 국왕에게 간언할 사람이 없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83세 고령인 푸미폰 국왕은 지난해 9월 고열과 피로, 식욕부진 등의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장기치료를 받고 있으며 최근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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