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생존 장병들과의 면담을 통해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 44명이 모두 함미 안에 갇혀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침몰 직후 해군도 실종자들이 함미에 있을 것으로 파악했지만 가족들은 추정 위치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9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 남기훈 상사와 김태석 중사를 제외한 나머지 44명이 함미에 있느냐가 가족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며 " 생존 장병들과 만난 뒤 실종자 전원이 함미에 있다는 자체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는 8일 오후 8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면담에서 생존 장병들에게 일일이 사고 당시 실종자 위치에 대해 물었다.
해군은 육군과 달리 계급체제가 아닌 직무체제로 운영돼 같은 직무를 맡은 동료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판단에서다. 가족협의회는 이를 토대로 실종자 44명의 위치를 모두 함미 안으로 추정했고 이날 오전 해군 관계자에게 이 내용을 전달했다. 최수동 가족협의회 언론담당은 "한 명씩 사고 당한 위치를 검증하고 있는 중인데 해군이 발표한 추정 위치와 다른 곳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 실종자들도 다수"라며 "일부 어머니들은 '내 아들이 왜 거기에 있는 거냐'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언론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고려해 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군은 사고 시각 근무위치와 생존자 진술 등을 종합해 실종자 32명은 함미 후미에, 14명은 선상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바다에 휩쓸려 간 실종자도 있을 것이란 추측이 분분했었고 실종자 가족들도 이 부분을 가장 우려했다.
이와 함께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사고 조사를 위해 구성된 민군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에 가족대표가 합류할 경우 조사결과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정국 가족협의회 대표는 "정식 조사단으로 참여해 조사과정 등이 가족들에게 명확하게 설명된다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내부적으로 합의했다"며 "합조단 합류 요청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은 거절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며 "민간인을 단장으로 영입하고 외국 전문가들과 민간업체 등도 다 참여하는 상황이라 우리가 섭외 중인 분들도 외부 전문가라 충분히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가족들은 그간 의문 사항 중 하나였던 천안함이 당시 사고해역으로 이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이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방부 장관이 처음에 '피항 지역'이라고 해 평소 상태가 아니었다는 의문이 생겼던 것"이라며 "합조단 참여를 요청 중인 해군 전문가로부터 '최근 그 지역이 정상 경계구역에 포함됐다'는 설명을 듣고 의문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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