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1층 현관에는 두 종류의 모집 공고가 담긴 벽보가 붙어 있었다. 당 청년위원회가 6ㆍ2 지방선거에서 청년층의 정치참여 활성화를 내걸고 12일부터 이달 말까지'하이파이브 유세단'과 '트위터 기자단'모집 공고를 낸 것이다.
'하이파이브 유세단'은 지방선거 현장에서 공식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게 되고,'트위터 기자단'은 단문 메시지를 주고받는 트위터를 이용해 현장 소식을 신속히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청년층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약간의 활동비를 지급하면서까지 젊은이들을 정치 현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당의 방침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평소에는 소홀하다가 유독 선거철만 다가오면 이처럼 청년층의 정치참여를 소리 높여 외친다는 데 있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 당시 선거를 한달 가량 앞둔 시점에서 이명박 후보의 유세 현장을 지원할'블루파워 서포터즈'와 현장 소식을 전달할'블로거 기자단','모바일 기자단'을 모집했었다. 이들은 대선이 끝난 뒤에는 곧바로 해체돼 더 이상의 활동을 하지 않았다.
또 2006년 지방선거 때도 한나라당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이틴 부대변인'이라는 직책까지 만들어 젊은층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당시에도 역시 선거를 불과 두 달 가량 앞둔 시점에 공모가 이뤄졌다. 이들의 활동도 선거가 끝난 뒤에는 흐지부지 됐다.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를 확대시키겠다는 당초의 거창한 취지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번의 청년층 모집도 과거 선거 때와 흡사하다. 모집 시점이나 선거현장에서의 역할 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단순히 득표를 위해 젊은층을 일회성 이벤트에 참여시키는 일이 앞으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김성환 정치부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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