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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만큼 보이는 숲/ 민망한 이름의 들꽃… 알고보면 고개가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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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만큼 보이는 숲/ 민망한 이름의 들꽃… 알고보면 고개가 끄덕

입력
201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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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반짝이는 보랏빛 꽃잎, 바로 개불알풀 꽃입니다. 요즘은 봄까치꽃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들풀 이름 중엔 입에 올리기 민망한 것들이 꽤 있습니다. 좀 더 순화된 이름으로 고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불알풀의 열매를 자세히 살펴보면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애기똥풀의 줄기나 잎을 잘라보면 아기 똥같이 노란 즙이 흘러 나옵니다.

며느리밑씻개엔 모진 시집살이에서 비롯된 고부갈등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함부로 막 지은 듯해도, 풀과 나무의 특징을 잡아내는 세세한 관찰력과 시대의 생활상이 반영돼 있습니다.

민망한 들꽃 이름보다 더 불순하고 자극적인 생각들이 우리 마음을 채우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봅니다.

최흥수 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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