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천안함 인양 난항/ 체인 설치 못하고 조금 지나… 계획 차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천안함 인양 난항/ 체인 설치 못하고 조금 지나… 계획 차질

입력
2010.04.12 00:00
0 0

"아 오늘은 와이어를 배 밑으로 넣어야 하는데, 파도가 높아서 작업도 못하고 또 배 위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애간장이 녹는데 하늘은 매정하기만 하다. 9일 오후 1시 천안함의 함미(艦尾) 인양을 맡은 민간 인양업체 88수중개발 관계자는 변명하는 것도 죄스러운 듯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천안함 침몰사고 발생 15일째, 인양작업을 시작한지도 5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지금껏 함미 주변에 유도색(誘導索)인 와이어도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함미 쪽은 유도색 연결과 함께 체인 교체 작업을 하려 했지만 최대 초속 12m의 강풍과 1.5~2m의 격랑 탓에 작업을 또 연기해야 했다. 함수(艦首) 쪽 작업상황도 마찬가지다. 전날 함수에 설치한 유도색 2곳에 체인을 연결하려 했지만 얄궂은 강풍이 자꾸 체인을 빠지게 해 이날 오후까지 진전이 없었다.

천안함 인양계획에 참여한 군 관계자는 "애초 수중탐색 기간을 이틀 정도로 예상했지만 예기치 못한 기상악화로 벌써 5일을 보내 실제 작업한 날은 1.5일밖에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군 당국과 민간 인양업체는 '2주일 이내 인양 완료'라는 목표를 세웠다. 유속이 1노트(초당 0.51m) 이하로 느려지는 조금이 끝나는 9일까지 함수와 함미 모두에 체인을 설치하고 20일까지 함체를 인양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상 상황이 변수로 등장하면서 천안함 인양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조금이 이날 끝나고 조류의 유속이 빨라지는 사리가 다가오면서 잠수사들의 수중작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함미와 함수 쪽의 최대 유속은 각각 초속 0.8m, 초속 0.6m였지만 10일에는 초속 1.0m와 초속 0.8m로 빨라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10일부터 간조와 만조의 차이가 최대에 이르는 15~18일의 사리 때까지 이 해역의 최대 유속은 초속 2.5m까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수보다 함미 쪽 상황이 다급해 보인다. 함미가 가라앉은 지역은 함수 쪽보다 수중으로 20m 더 아래에 있어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30분~1시간 정도 더 짧다. 또 함수보다 먼 바다에 있어 조류가 더 세고,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풍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특히 실종자 46명 가운데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44명 대부분이 함미에 있을 것으로 추정돼 실종자가 발견될 때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양 작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군 당국도 인양 시기가 애초보다 늦어질 것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함수 쪽은 아무리 빨라도 다음 조금 때인 21일, 함미 쪽은 작업 여건이 훨씬 좋지 않아 조금 시기를 두 번 이상 넘긴 다음달 초에나 인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령도=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