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원인(猿人)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특징을 갖춘 화석 유골 2구가 ‘인류의 요람’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파 동굴에서 발견돼,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8일 뉴욕타임스(NYT), AP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위트워터스랜드 대학 리 버거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8년 3월 발견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라고 명명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성인여성과 8~9세 소년 유골을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
‘원천’이라는 뜻인 세디바는 초기 인류와 현 인류의 중간적 특징들을 갖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때문에 학자들은 세디바를 통해 나무 위에서 생활하던 인류가 언제 땅으로 내려와 생활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인류 진화와 관련한 중요한 발견으로 보고 있다.
NYT에 따르면 세디바는 위로 뻗은 긴다리와 인간 모양의 엉덩이와 골반, 사람속(屬ㆍHomo)과 비슷한 작은 치아, (초기 원인)보다 근대적인 얼굴 형태 등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나무에 오를 수 있는 팔과 원시적인 발, 작은 두뇌 등은 초기 원인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세디바는 약 178만~195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질학자들은 이 시기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초기 사람속이 공존하는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버거 교수 연구팀은 세디바가 약 300만년 전 이 지역에서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의 후손일 가능성과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의 직접 조상으로 알려진 ‘호모이렉투스(직립보행인)’의 선조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버거 교수는 NYT에 “이 유골을 통해 인류 진화의 새로운 단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며 “세디바는 진화 과정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타임머신’”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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