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내내 젊은 한국 음악가들의 수준급 역량을 확인한 것은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19, 21, 23,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 주인공 루치아 역을 맡은 소프라노 신영옥(49)씨는 9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의 루치아 한국 공연은 1993년에 이어 두 번째. 9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데뷔하며 세계적 소프라노로 화려한 조명을 받기 시작한 신씨는 2년 뒤 바로 이 작품으로 고국 오페라 무대에 섰다.
그는 “연습 때면 내 존재를 잊어버리고 얼굴이 홍당무가 되도록 열중하는 바람에 옷이 다 젖을 정도”라고 연습장 풍경을 전했다. 정교한 의상, 회전 무대 등에 대한 감사도 덧붙였다. 이날 동행한 지휘자 김주현씨에 대해 그는 “이탈리아에서 함께 연주를 많이 해 매우 편한 분”이라며 “출연진과 스태프가 이뤄내는 팀웍이 가족 같아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신씨는 특히 국립합창단의 노래 실력은 세계 최고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고, 곁에 있던 이탈리아의 연출자 마리오 코라디도 “빠르게 해내는 (국립합창단의) 순발력은 놀랍다”고 운을 맞췄다. 루치아의 상대 엔리코 역을 맡은 우주호씨는 “이 작품은 17세기 스코틀랜드가 배경이지만 이번 무대는 배경을 20세기 전반의 영국으로 바꿔 당구 장면 등을 삽입, 흘러간 영화를 보는 듯한 감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오페라 양식을 통해 동양적 사고와 애정관을 표현, 이 시대 오페라가 치유적 기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 국립가극원 등 동양의 오페라 인력과 협력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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