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연구업적을 평가할 때 논문의 양보다는 질을 우선 하는 방식을 택하겠다."
서울대 이장무 총장이 7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논문 편수에 매달리면 걸작품이 아닌 대중품 같은 연구만 양산하게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이미 학장회의에서 신규 교원 임용과정에서 논문 수를 바탕으로 연구업적을 평가하는 기준을 삭제하기로 했고 정ㆍ부교수 승진평가도 개선할 생각"이라며 "교수들이 논문 양에 집착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그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ㆍ Science Citation Index) 논문 게재 건수 등의 양적 기준으로 연구역량을 가늠하고 교수평가를 해왔다. 즉 신임교원을 채용할 때 당사자의 저서나 논문에 단독연구 100점, 2인 공동연구는 70점 등 일정 점수를 매겨 심사에 활용했다. 또 교수 재임용 평가에서는 계약기간에 따라 2년 이내 1편, 2~4년은 2편, 4~6년은 3편의 논문 수를 채우도록 지정하고 있다.
서울대는 질적 평가로 국내외 해당 분야 석학의 추천서를 받는'동료평가제(peer review)'를 도입하거나 수상실적, 저서, 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서진호 연구처장은 "서울대가 이미 논문의 양적 측면에선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전환점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8년에 발표한 서울대의 SCI급 논문은 3,792편으로 세계 대학 가운데 20위를 기록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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