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선 항공기내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운 워싱턴 주재 카타르 외교관이 '신발폭탄'테러범으로 몰려 한 때 전투기 2대가 긴급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7일 모하메드 알 마다디라는 이름의 카타르 부영사급 외교관이 워싱턴 레이건 공항을 출발, 콜로라도 덴버로 향하던 유나이티드에어라인(UA) 663편 기내에서 보안요원들에게 긴급 체포됐다.
이 외교관이 화장실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보내고 나온 후 담배를 피운 듯한 냄새가 났고, 이를 적발한 승무원에게 농담 삼아 "신발에 불을 붙이려 했다"고 한 말이 "테러를 기도했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아랍 외교관의 농담은 2001년 12월 아메리칸항공(AA) 여객기에서 영국 국적의 리처드 리드가 신발에 폭탄을 숨기고 있다가 이를 터트리려 했던 테러 미수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이 외교관은 현장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구금됐고, 승객 157명과 승무원 6명이 탄 보잉 757 여객기는 덴버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물론 보안요원들은 신발을 포함해 외교관의 모든 소지품을 조사했지만 폭발과 연관된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안당국은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발표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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