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성열(26)에겐 늘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힘은 좋은데 정교한 맛이 없다.'
이성열은 2003년 LG에 입단할 때부터 '대형 포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힘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져 늘 '유망주'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이성열은 2008년 두산으로 둥지를 옮겨야 했다.
어느덧 8년 차가 된 이성열은 겨우내 변신에 몸부림쳤다. 왼손타자인 이성열은 타격훈련 때 나무상자를 오른발로 딛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유는 간단하다. 타격할 때 무게중심을 뒷다리인 왼쪽에 둬야 끝까지 방망이에 체중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막바지부터 김경문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등에 업은 이성열은 3번 타순을 꿰찼다. '달라진' 이성열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6일 잠실 한화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성열은 4타석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3-2 승리에 앞장섰다. 시즌 6승1패가 된 두산은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성열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다. 이성열은 팀이 0-1로 뒤진 5회 1사 2ㆍ3루에서는 상대 선발 유원상의 변화구를 두들겨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뿜었다.
결승점도 이성열에게서 비롯됐다. 이성열은 2-2이던 8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한화 유격수 이대수의 실책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올시즌 이성열의 성적은 타율 3할3푼3리(27타수 9안타)에 2홈런 7타점.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6개월 만에 '리턴매치'가 벌어진 인천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KIA가 왼손 선발 양현종의 6과3분의2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SK를 3-1로 꺾었다. 부산에서는 홈팀 롯데가 '봉중근-이상훈 파동'으로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LG의 막판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7-5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양팀 선수단은 5회 롯데 카림 가르시아가 홈에 쇄도하며 LG 포수 김태군과 부딪히며 '벤치 클리어링'을 벌이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히어로즈를 7-3으로 대파, 넥센전 4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대구 8연패.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대구=노우래 기자 sporter@hk.co.kr
성환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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